'대포폰' 실형, 현 정부서 만든 '실세' 발목잡기?

'대포폰' 실형, 현 정부서 만든 '실세' 발목잡기?

이하늘 기자
2016.11.07 15:46

2014년 미래부 법 개정… 최순실·안종범·정호성 등 모두 사용 의혹

국정 운영에 개입하고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른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7일 오전 검찰조사를 받기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뉴스1
국정 운영에 개입하고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른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7일 오전 검찰조사를 받기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뉴스1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이 '최순실 국정논단' 관련 통화 시 대포폰을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포폰 사용자체가 엄연히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해당되는 만큼 추가적인 혐의적용 및 처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따르면 최 씨 등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돼 구속된 인사들이 모두 대포폰을 사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포폰 개통뿐 아니라 이용도 처벌=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대포폰 개통 명의자 및 개통을 진행한 사람뿐 아니라 대포폰을 구입해 이용한 사람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다. 지난 2014년 10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법 개정을 통해 '자금을 제공 및 유통해주는 조건으로 타인 명의의 이동통신단말장치를 개통해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신설조항(제32조의 4 제1항 제1호)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법 개정 전에는 대포폰 이용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근거조항이 없어 이들에 대한 수사 및 처벌이 불가능했지만 대포폰·대포통장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가 크게 증가하면서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 이용하는 행위도 법으로 금지했던 것.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제95조의 2)형에 처할 수 있다.

실제 이를 근거로 지난 5월 대포폰 이용자가 처음으로 실형을 받기도 했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타인 명의로 개설된 휴대전화를 구입해 이용한 피고인 A씨에 대해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한 것. 법원은 실형 선고 당시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은) 다른 사람을 통해 개통된 휴대전화(대포폰)를 교부받아 이용하는 것 역시 처벌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미 개통된 대포폰을 단순히 구입해 이용한 것은 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는 A씨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조 "대포폰 이용목적 상관없다"=이를 감안하면 이번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인사들의 특정 범죄 입증 여부와 상관없이 대포폰을 이용한 혐의 자체로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법무법인 D사의 A 변호사는 "5월 서울중앙지법 판결 요지는 대포폰을 이용한 자라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대포폰 개통에 관여하지 않아도 처벌하겠다는 법원의 의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법조계 인사는 "법 조항에 '자금을 제공 및 유통해주는 조건'을 단 건 본인 명의로 부모님 혹은 자녀의 휴대폰을 개통하는 등 선의의 차명 이용자들이 범법자로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증거를 은닉하거나 증거인멸을 시도하기 위해 대포폰을 이용하는 것은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이 법원의 해석"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우선 검찰이 확보한 대포폰을 분석해 우선 최 씨 등의 국정농단 혐의를 입증하는데 활용하겠지만,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법 적용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2014년 대포폰 이용 처벌 조항이 당시 전자금융사기 이슈에 대응해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됐는데, 청와대 인사들이 대포폰을 썼다면 그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