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보고' 고객에 '초점' 더 넓은 세상을 '찍다'

미래 '보고' 고객에 '초점' 더 넓은 세상을 '찍다'

대담=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정리=김지민 기자, 사진=홍봉진
2016.12.01 08:17

[머투초대석]키타바타 히데유키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제품보다 고객 이용패턴에 초점"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역동적인 곳입니다. 시장의 움직임이 워낙 빨라 카메라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담을 때 항상 지표를 제시하는 전략 시장이죠.”

니콘이미징코리아 키타바타 히데유키(北端秀行) 대표는 한국 시장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그는 지난 5년간 중국법인(니콘차이나) 부사장을 맡다 올해 3월 니콘이미징코리아로 옮겨 한국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키타바타 대표는 “중국 사용자들은 남들이 먼저 쓰는 걸 보고 좋다는 반응들이 나올 때야 제품을 구입할 정도로 신중하지만, 한국에선 신제품을 남보다 일찍 싶어하는 얼리어답터도 많고 소비패턴 변화 역시 무척 빠르다”며 “한국 시장에선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카메라 명가(名家) 니콘은 내년으로 창사 100돌을 맞는다.

1917년 전신인 일본광학을 세워 현미경, 망원경 등의 제품을 생산해 오다 1945년부터 광학 기술을 바탕으로 오로지 카메라 사업에만 주력해온 게 70여년이다. 사람으로 치면 한 세대가 바뀌는 시간이다. 이같은 특유의 우직함은 니콘을 여전히 전 세계 사진 애호가들이 한 번쯤 손에 넣고 싶은 카메라 브랜드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 그런 니콘이 정중동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나 전 세계 카메라 브랜드들의 테스트 베드(Test Bed)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행보가 도드라진다.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를 맡은 지 8개월이 흘렀다. 한국시장 전략에 변화가 있는 지 궁금하다.

▶한국은 온라인 채널 판매율이 65%에 달할 정도로 온라인 시장 판매 비중이 높다. 온라인 채널 판매 비중은 중국이 10%, 일본이나 미국도 20~30% 정도에 불과하다. 이제 오프라인 영업을 강화해야 할 때다. 니콘의 고부가 가치 기능은 실제 고객들이 체험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일정 기간 무료로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는 ‘트라이 앤 바이’ 프로그램이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포토 스쿨’ 등 오프라인 체험기회를 대폭 늘릴 생각이다.

-국내 DSLR시장에서 경쟁사와 양강 구도에 있다. 점유율 경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텐데.

▶점유율에 연연하지 않겠다. 예전처럼 카메라 시장이 커지는 상황이라면 서로 경쟁해서 점유율을 뺏어오는 게 의미가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전체 카메라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서로 점유율 갖고 싸우는 것은 과연 의미가 있겠는가. 그보다는 더 향상된 기능으로 이용자에게 어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기업이니까 당연히 성장은 해야 하는데, ‘건전한 성장’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고객의 만족감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올 들어 니콘의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 이달 초 출시한 첫 번째 액션카메라 ‘키미션’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360도 4K 초고화질 영상 촬영이 가능한 액션 카메라 ‘키미션 360’을 비롯해 초광각 170도 화각으로 무장해 전천후 촬영을 할 수 있는 ‘키미션 170’, 웨어러블 액션카메라 ‘키미션 80’ 등 기존 니콘이 보여왔던 행보와는 대조적인 신작들이다. 카메라 업계가 니콘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액션카메라를 출시하고 주변의 반응이 뜨거웠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던 니콘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놀라신 분들이 있을 것 같다. 니콘이 다른 메이커들에 비해 워낙 변화를 싫어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3년여 전부터 전 세계 콤팩트 카메라 시장이 급속하게 위축되면서 ‘이대로는 안된다’는 목소리들이 내부에서 나왔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자각이 있었고 그 시작이 액션 카메라 같은 것들이다. 제품 자체를 어떻게 만들지 보다 이용자들이 영상을 어떻게 촬영하고 이용할 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종의 발상의 전환이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앞으로도 광학기술의 중요성은 계속될 것이고 더불어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의 접목 역시 중요해질 텐데 둘 사이의 조화를 어떻게 가져갈지 궁금하다.

▶IT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당연히 IoT와 같은 부분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 노력의 일환이 ‘스냅 브릿지’(스마트 디바이스를 무선으로 접속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다. 앞으로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될 텐데 카메라가 그 중심에 있지는 못하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존재로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일반 소비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전문가 시장 공략 필요성도 커질 것 같은데.

▶맞는 말이다. 스튜디오 고객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중국 현지에서는 2년 전부터 한국풍 사진 스튜디오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또 다른 의미의 한류라고 생각한다. 지난 5년간 중국에서 그쪽 시장을 꾸준히 지켜봐왔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 한국에서도 웨딩, 베이비포토 시장으로 우리 저변을 확대하고 싶다.

장인 정신과 광학기술로 무장한 니콘이란 브랜드 가치를 의심하는 시선은 드물다. 다만 카메라 업계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얄궂은 존재가 있으니,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젊은 층은 좀처럼 무거운 카메라를 손에 대려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니콘의 자신감은 여전하다. 키타바타 대표는 변화 속도가 빠른 한국 시장에 적응하기 위한 의지도 강조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이 대폭 강화되면서 카메라 브랜드들이 많이 위축된 게 사실이다. 타개책이 뭐라고 생각하나.

▶스마트폰 카메라가 할 수 없는 부분, 즉 영상의 고부가가치화에 집중하고 있다. 니콘 카메라 중 니콘 ‘P900S’는 달의 표면까지 찍을 수 있다.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 ‘DL’시리즈 신작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제품은 스마트폰으로 도저히 나올 수 없는 품질의 영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분명히 경쟁력이 있다. 오프라인 마케팅을 강화해 젊은 층이 카메라를 접하는 기회부터 늘려나갈 생각이다.

-일본 본사에서 바라보는 한국시장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궁금하다.

▶말하기 무색할 정도로 한국 시장을 매우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키미션 시리즈 출시 행사를 할 때 니콘 그룹에서 전 카테고리의 마케팅을 총괄하는 분이 한걸음에 달려왔다. 니콘 그룹이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에서 어떤 식의 효과를 거두느냐가 다른 나라의 지표가 된다.

-한국 시장에서 스피드를 강조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속도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나.

▶6년 전 한국 출장을 왔을 당시 은색 빛이 도는 양복이 유행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그런 색상의 양복을 입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나는 굉장히 놀랐는데 한국사람들은 ‘그 때 그랬었나’하는 반응이었다. 그만큼 한국사람들은 모든 면에서 빠른 것 같다. 제품도 비슷하다. 같은 판매방식을 6개월 정도 그대로 적용하면 수요가 정체된다. 특히 카메라는 다른 제품보다 판매기간이 긴 편이라 이런 변화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중장기 계획도 중요하지만 단기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주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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