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출근 8시간30분 뒤 알람…IT업계도 ‘워라밸’

[MT리포트]출근 8시간30분 뒤 알람…IT업계도 ‘워라밸’

이해인 기자, 서진욱 기자
2018.06.28 17:04

[52시간시대-IT업계]퇴근 알람, 코어 근무, 시간 연차제 등 다양한 유연근무제 속속 도입

#게임업체 넥슨 직원 A씨는 출근 직후 컴퓨터 사내 시스템 첫 페이지에 들어가 ‘출근 체크’를 누르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연이은 아이디어 회의와 개발 작업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던 찰나. ‘따릉’. 퇴근하라는 알람 메시지가 개인 이메일로 와 있다. 어느새 출근 뒤 8시간30분이 지났다. 업무를 서둘러 마무리하고 회사 시스템에서 ‘퇴근 체크’를 눌러 회사를 나섰다.

‘야근의 일상화’로 악명 높은 업종으로 꼽히는 인터넷, 게임 등 IT업계가 재량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유연근무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다양한 근무 체제로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인터넷 업계 맏형 네이버를 비롯해 게임업계 대표주자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은 모두 선택적 근로시간제 도입을 밝혔다. 네이버는 자율성을 기반으로 책임있게 일하는 문화 정책을 위해 2014년부터 ‘책임근무제’를 실시해왔다. 출퇴근 시간이나 하루 근무시간 등을 정하지 않고 일하는 제도다. 근로기준법에 근거를 둔 재량 근로 시간제와 유사하다. 필요하다면 재택근무도 가능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이 뒤따른다. 여기에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추가키로 한 것. 네이버 직원들은 이제 이 둘 중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근무제도를 선택해서 일하게 된다. 이와 함께 일괄 적용됐던 포괄임금제는 폐지될 전망이다. 근로자 임금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고 주 40시간을 넘긴 근로분에 대해선 추가 수당을 지급한다.

게임업계도 선택적 근로시간제도를 기본으로 도입하되, 탄력근무제를 혼용하는 분위기다. 하루 중 꼭 일해야 하는 ‘코어 타임’을 정하고 이 외에는 출퇴근 시간을 개인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 다만 게임 출시 때 일이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 탄력근무제 개념도 함께 섞었다.

넥슨은 최대 근로시간에 인접했을 때 연차와 별로도 조직장이 휴가를 주는 ‘오프 제도’를 만들었다. 엔씨소프트도 일이 몰릴 경우 근로시간 총한도 내에서 한 주의 근로시간은 늘리고, 다른 주의 근로시간은 줄여 평균 근로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에 맞추도록 했다.

넥슨은 출근 후 8시간30분이 지나면 알람을 울리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와 함께 출퇴근 시간이 다양해지면서 셔틀버스나 사내 카페테리아 운영 시간을 7월부터 확대키로 했다.

지난 3월부터 이미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 넷마블은 필요에 따라 1시간 단위로 연차를 쪼개 쓸 수 있는 ‘시간 연차’ 제도를 신설했다. 기존에는 반차나 연차를 사용했지만, 근무 시간이 다양화되면서 새로운 연차제도를 추가한 것. ‘코어 근무 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3시간짜리 시간 연차를 쓰면 자신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업계는 휴일이나 심야에도 시스템 장애 때 즉시 인력을 투입해야 하고, 전문가 확보도 쉽지 않아 인력을 자유롭게 활용하기 어렵다”며 “경쟁력 저하나 급박한 상황 대처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일단 다양한 근로 형태로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하면서 혼선을 줄여나가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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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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