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열풍 1년]<2>가상자산 '한파'에 프라이빗 블록체인 관심↑…금융·유통·물류·공공 등 다양

가상자산(암호화폐) 가격 폭락 등의 여파로 관련 거래 시장이 냉각기를 맞고 있지만 프라이빗 블록체인 구축 열기는 활발하다. 특히 대기업이 자체적인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산업 및 서비스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블록체인의 종류 중 하나인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기관이나 기업이 운영 주체가 돼 사전에 허가받은 이들만 쓸 수 있다. 모두에게 개방돼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 보상 수단으로 암호화폐가 필요하지만,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암호화폐 발행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ICT(정보통신기술) 업체들은 금융, 제조, 유통, 물류, 공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프라이빗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SDS는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를 활용해 유럽 해운물류 사업에 진출했다. 내년 2월까지 네덜란드 ABN 암로은행이 사용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코다(Corda)와 연계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호환성 검증이 완료되면 아시아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도착하는 물동량을 대상으로 △수·출입 대금 확인 등 금융 거래 간소화 △수·출입 관련 서류 실시간 공유 △서류 위·변조 차단 등을 할 수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유럽에서 국내 해운물류 블록체인 사례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이번 프로젝트로 이어졌다”며 “물류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을 해외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 CNS도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을 구축하고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한국조폐공사의 블록체인 오픈 플랫폼 구축 사업 수주가 신호탄이다. 블록체인과 클라우드 기반 지역상품권 운영시스템을 설계해 내년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향후 지역 암호화폐 발행을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디지털 지갑을 생성해주고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문서인증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유통 분야도 블록체인 적용이 활발하다. 제품 이력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제품 유통 상태나 정품 여부 등을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신선식품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는 유통 과정에서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블록체인 기반 콜드체인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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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들도 블록체인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블록체인 기반 인증 서비스인 ‘전 국민 모바일 신분증’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모바일 신분증을 매개체 삼아 다양한 제휴사들을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연결하려는 구상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이사업체 통인익스프레스와 블록체인 기반의 이주 관련 O2O 플랫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의 모바일 신분증 기반 네트워크에 연결된 제휴사들은 고객 식별정보를 통해 고객이 이사 날짜, 이사 지역, 이사 사유 등에 따라 최적화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은 모바일 신분증을 활용해 회사의 평판을 확인하고 블록체인이 보증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암호화폐 투기 논란에서 자유로운 데다 정부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해서 정책을 집행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새해 6개 부처를 통해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의 공공선도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관광·계약·식품안전·의료·전자문서 등 분야에서 올해의 2배인 12개 과제가 선정됐고 총 85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진흥이 암호화폐와 철저히 분리된 채 진행되고 있다”며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경우 개발, 관리, 보안에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하지만 거래에 대한 다양한 검증 및 외부 연계, 규제 준수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기업이나 기관들이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