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경로 우회에 따른 이용자 피해를 쟁점으로 페이스북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법원이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줬다. 이용자 권익 침해 여부가 소송 쟁점이었지만 판결에 따른 파장은 국내외 콘텐츠 기업(CP)간 불공정 경쟁 이슈로까지 옮겨붙고 있다.
행정소송 1심 판결이 현재의 정보통신 이용 추세를 반영하지 못한 현행 법 체계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관련 제도 정비를 위한 움직임도 분주하다. 지난달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공동으로 페이스북 판결과 관련, 이용자보호제도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법제도 개정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한 바 있다.
국회 과방위 의원들은 2일부터 시작되는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도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한다는 계획이다.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레지날드 숀 톰슨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대표,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 관계자들이 4일 열리는 방통위 국감 증인으로 줄줄이 호출됐기 때문이다. 이들의 증인 채택에 대해 업계에서는 페이스북 판결 이후 논란이 되고 있는 국내외 CP간 불공정 경쟁 환경 및 망 이용료 등을 국회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다뤄보겠다는 취지로 풀이하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얼마나 성실하게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할 지 여부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국내외 기업간 역차별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시종 ‘모르쇠’로 일관해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이들은 연간 매출 규모나 세금 납부, 망 이용료에 대한 질의에 ‘영업기밀’이라거나 ‘대답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는 핑계를 대며 답변을 피했다. 구글이 연간 수천억원대 규모의 국내 법인세를 회피하고 있고. 페이스북 등 여타 글로벌 기업들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지만 IT 공룡들은 국내 매출조차 알려주지 않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IT 공룡 관계자들이 지난해 불성실한 답변 태도를 보이자 과방위 의원들은 “조세와 관련된 법을 어기면서 수치스러운 장사를 하고 있다”거나 “글로벌 기업의 태도가 아니라 약탈적 기업의 태도”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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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기업 관계자들이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지난해보다 좀 더 책임있는 자세와 성실한 답변을 내놓길 기대해본다. 아울러 과방위 의원들 역시 단순히 호통치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문제 제기와 대안 제시를 통해 글로벌 CP들이 무성의한 태도를 보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잡기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