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쓴소리 "혁신 대변" 평가 있지만 "갈등 증폭" 비판도…"혁신 그늘 배려, 화합의 리더십 보여야"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가 검찰 기소로 서비스 중단 위기에 빠진 가운데 '타다'의 실질적 대주주인 이재웅 쏘카 대표의 잇단 강경 발언이 위기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나 외부 강연 등을 통해 혁신 산업과 정부 정책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기탄없이 드러냈다. 5월 이후 한동안 공개발언을 자제했지만, 검찰 기소를 계기로 또다시 입을 열고 있다.
하지만 공유경제를 둘러싼 신구 산업 갈등이 첨예하고 사회적 합의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직설적 언행들이 오히려 갈등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 강경발언, 혁신성장 촉매? 갈등 증폭제?=4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열린 한국사내변호사회 세미나에 참석해 국토교통부가 네거티브 규제를 실천하지 못한 것이 모빌리티 갈등이 증폭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토부가 현재 내놓은 법안은 시행령에선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졸속 법안"이라며 "사업을 하고 투자를 받으려면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아무 것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택시업계가 피해를 봤다고 하니 우리 보고 그냥 택시회사가 되라고 한다"며 "혁신을 시작하지도 못한 기업한테 보상부터 하고 시작하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 민간위원장에 선임됐지만 '정부 혁신 성장은 한발짝도 못나갔다'는 비판 글과 함께 "한계를 느꼈다"며 5개월여만에 사퇴한 바 있다. 이후 SNS에 혁신성장, 모빌리티 혁신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정부와 택시업계를 비판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렸다. 고위 경제관료들과도 수차례 설전을 벌였다.
지난 2월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유경제 문제에서 이해관계자간 대타협을 강조하자 이를 겨냥해 "어느 시대 부총리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타협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자신을 "무례하고 이기적"이라고 비판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에 대해서는 "갑자기 이 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 출마하시려나"라며 조롱 섞인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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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개인택시 기사 분신 사망 사고에 관련해선 "죽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죽음을 정치화하고 죽음을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을 빚기도 했다. 타다 퇴출 시위를 주도한 택시 단체들을 겨냥한 발언이었지만, 지나친 언사라는 비판도 받았다.
◇서비스 계속한다지만…타다 사업 '안갯속'= 이 대표나 그의 발언에 대해 "혁신성장의 대변인", "속 시원한 사이다 발언"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속도가 더딘 국내 혁신 성장에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하지만 현재 사회적 합의가 절실한 시점에서 그의 발언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더 많다.
모빌리티 혁신처럼 택시업계와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관련 제도나 입법 마련을 이제 막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업계나 정부와의 불필요한 감정 싸움이 대화나 타협을 가로막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더욱이 그의 독설이 지나치게 '혁신의 당위론'만 강조한 탓에 혁신의 그늘에 가린, 소외된 계층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는 지적이 IT(정보기술) 업계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1세대 벤처인 김정호 네이버 공동창업가(베어베터 대표)는 지난 5월 "서민은 돈내고 면허권을 사고 차량도 구입해야하는데 대기업이나 외국계는 그냥 앱이나 하나 만들어 영업을 하면 되냐"며 "4차산업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날로 먹으려 들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가 포털 다음으로 인터넷 서비스 혁명을 주도했던 1세대 벤처 시절과 달리, 지금은 공유경제·혁신에 밀려나는 이해 당사자들을 배려하고 함께 포용할 줄 아는 화합의 리더십이 보다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가 타다 앱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회사가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하고, 또한 자동차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운송 행위를 한 혐의가 있다며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양벌규정에 의해 쏘카, VCNC 두 법인도 기소했다.
타다 운영사 쏘카와 VCNC는 정상적인 서비스 운영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이미 '타다 불법'에 사활을 건 택시업계는 타다 영업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타다와 택시업계 갈등을 풀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타다 기소와는 별개로 업계 협의를 지속하고 택시·플랫폼 상생안 구체화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시기를 장담하기 어렵다. 국토부는 지난 7월 모빌리티 서비스를 혁신형·가맹형·중개형으로 규정한 다음 면허 총량을 관리하고 기여금을 내는 큰 틀의 방향을 발표했지만 세부 사안에서 정부와 스타트업 업계간 의견차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총선 일정 등을 고려하면 시간이 많지 않은데 연내 입법 및 사회적 합의 지연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