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K-게임 뒤흔드는 차이나리스크 ③

올해 하반기 게임업계의 화두로 '탈(脫) 중국'이 다시 떠오른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게임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서다. 국내 게임사들도 신시장 개척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은 동남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이외의 시장 진출 대상으로 동남아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동남아의 2019년 모바일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7% 성장한 30억달러(한화 약 3조5685억원)를 기록했다. 연평균 게임 시장의 성장률이 베트남 7%, 태국은 16%에 이를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 동남아 빅6(태국·싱가포르·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의 인터넷·이동통신 보급률이 급증하면서 모바일 게임의 기반이 갖춰지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게임사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동남아 게이머들은 국내와 비슷하게 MMORPG(다중접속역할 수행게임) 장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베트남 법인 비주얼 스튜디오를 설립했고, 웹젠도 태국과 필리핀 등 동남아 6개국에 모바일 게임 뮤아크엔젤 출시를 마쳤다. 그라비티가 최근 출시한 '라그나로크X: 넥스트 제네레이션'도 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 지역 애플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도 모바일 게임 시장의 잠재력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KPMG에 따르면 인도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지난해 8억8500만달러(약 1조66억원) 규모로 2015년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했다. 크래프톤이 지난달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를 현지에 출시한 지 1주일 만에 34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중국 의존도가 특히 높은 개발사로 알려진 크래프톤은 시장 다변화 의지를 강하게 밝힌 상태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6일 상장간담회에서 "인도, 중동, 북아프리카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북미·유럽 공략을 위해서는 '콘솔'(엑스박스·플레이스테이션 등 게임 전용 기기) 경쟁력 강화가 첫 손으로 꼽힌다. 국내 콘솔 게임 규모는 2019년 기준 전체 시장의 4.5%에 불과하다. 이에 게임사들은 해외 사무실을 설립하고, 개발인력 보강 등 현지 콘솔 게이머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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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는 최근 미국 지사 사무실을 확장하고, 캐나다와 네덜란드에 각각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크래프톤 산하의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SDS)도 올 초 게임 개발사 'SDS 인터랙티브 캐나다'를 설립했다. 엔씨소프트도 지난 2월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프로젝트TL' 상표권을 출원하고 북미·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국 아닌 글로벌 게임 시장 전체를 목표로 삼는 게임사들의 행보는 빨라지고 있다. 국내 최대 게임사 중 하나인 넷마블은 오는 25일에는 마블스튜디오의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 RPG인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전 세계 240개국에 동시 출시한다.
이는 중국과 베트남, 북한 등 ISO(국제표준화기구) 기준 249개국 가운데 극히 일부만 제외한 수치다. 여기에 더해 최근 세계 3위의 소셜카지노 업체 '스핀엑스'를 2조5000억원에 인수하며 수익 모델을 다양하게 가져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빗장을 걸어잠그며 경쟁력을 키웠고 예전처럼 한국 게임이 쉽게 우위를 가져가기도 어렵다"며 "시장 다변화를 필수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