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NIA, 2023년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지난해 온라인 게임과 SNS(소셜미디어) 등을 이용하면서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청소년의 비중이 40.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복수를 원하는 피해자가 또 다른 사이버폭력 가해자가 되는 등의 악순환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청소년(초등 4학년~고등학생) 9218명과 성인 7650명을 포함, 총 1만68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40.8%와 성인 8%가 사이버폭력(가해, 피해, 가해·피해 모두 포함)을 경험했다. 전년 대비 청소년의 경우 0.8%포인트(p), 성인은 1.6%p 감소한 수치다. 방통위는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으로 온라인 활동이 줄면서 피해 경험률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청소년은 가해 경험률 4.0%, 피해 경험률 21.6%, 가해·피해 모두 경험률 15.3%로 조사됐다. 성인은 가해 경험률 0.8%, 피해 경험률 5.8%, 가해·피해 모두 경험률 1.4%였다. 특히 청소년 사이버폭력 가해 경험자 10명 중 8명은 피해도 동시에 경험하고 있어 사이버폭력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과 성인 모두 남성, 또 연령별로는 청소년은 중학생, 성인은 20대의 사이버폭력 경험이 많았다. 청소년은 온라인 게임(48.3%), 성인은 문자 및 카카오톡 등 인스턴트 메시지(64.2%)를 통해 가장 많은 사이버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 가해 동기로 청소년은 '보복(38.6%)', 성인은 '상대방이 싫거나 화가 나서(26.4%)'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청소년과 성인 모두 자기 통제력 부족과 함께 타인에 대한 공감이나 이해 부족 등이 원인이 됐다는 게 방통위의 진단이다. 또 청소년의 경우 주로 복수심 때문에 사이버폭력을 행사한다고 해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양상이 드러났다.
사이버폭력 가해 후 심리상태에 관해 청소년은 '상대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55.2%)'가 가장 높았고, 성인은 '정당함(32.5%)'이 가장 많았다. 특히 청소년은 사이버폭력 가해 후 흥미·재미(13.3%→17.2%)를 느끼는 비중도 늘어났다.
독자들의 PICK!
성별·장애·종교 등을 이유로 편견과 차별을 드러내는 디지털 혐오 표현의 경우, 청소년은 14.2%, 성인은 11.7%가 경험했다. 디지털 성범죄 경험률은 청소년은 전년과 같은 10%를 기록한 가운데 성인은 15%로 전년 대비 소폭(0.5%p) 상승했다. 유형별로는 불법 영상물 유포(청소년 6.7%, 성인 11%) 응답이 가장 많았고, 사진 편집 기술을 활용한 '지인 능욕'(청소년 5.2%, 성인 8.1%)이 뒤를 이었다.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청소년(92.5%)과 성인(89.3%) 모두 긍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처음으로 조사한 정보통신서비스 기업의 사이버폭력 예방 활동 필요성에 대해서는 청소년·성인 응답자 대부분이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는 제도 도입을 강하게 요구했다. 청소년은 △권리 침해자 접속 제한(78.1%, 복수 응답) △권리 침해 콘텐츠 삭제(77.3%) △콘텐츠 삭제 기능(73.8%) 등의 요구가 많았고, 성인은 △권리 침해 콘텐츠 삭제(76.2%) △기술적 식별 조치(75.1%) △권리 침해자 접속 제한(73%) 등을 주로 요구했다.
방통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의 대상과 주제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기존에 추진해 오던 사이버폭력(언어폭력, 명예훼손 등)에서 디지털 혐오 표현, 딥페이크(가짜뉴스), 메타버스 윤리교육 등으로 교육 주제를 확대할 예정이다.
성인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 필요성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89.3%로 높지만,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 경험률은 10.4%로 청소년(90.1%)보다 낮은 점을 고려해 직장인 등 성인 대상 디지털윤리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