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46,200원 ▲1,350 +3.01%)가 노동조합과 한창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를 담당하던 책임자가 퇴사했다.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보석 석방 이후 사내외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층 노조 친화적으로 변한 협상 기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는 기존 정신아 대표의 제안보다 완화된 재택근무 부활 카드를 노조에 제안했지만 노조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일 카카오에 따르면 송모 노사협상성과리더(54)가 최근 사의를 밝혔다. 미등기임원인 노사협상성과리더는 카카오 노사 협상에서 사측 입장을 대변해 노조와 합의안을 만드는 책임자다.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보석 이후 달라진 노사협상 기조가 송 리더의 퇴사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김 위원장은 서울남부지법에서 보석을 허가 받아 101일만에 사회로 나왔다. 이후 카카오는 김 위원장의 재판에 돌발 변수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카카오를 둘러싼 사내외 갈등을 최대한 봉합하려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지난 6일 카카오모빌리티가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매출 부풀리기' 관련 중징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동안의 회계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으나 징계가 내려진 직후 "금융당국 결정을 존중하며 이를 무거운 마음으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사협상 역시 마찬가지다. 정신아 대표는 김 위원장 보석 직전인 지난달 29일 임직원 간담회 '오픈톡'에서 노조의 재택근무 부활 요구에 대해 '고정근무시간(코어워크)' 도입을 병행하자는 역제안을 내놓으며 강수로 맞섰다. 노조의 입장만을 전면 반영하지는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보석 이후 노사협상은 한층 노조 친화적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이러한 상황은 노사협상성과리더에게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결과로 돌아왔다는 게 카카오 내부 증언이다. 한 카카오 직원은 "노사 갈등이 심해질 경우 김 위원장의 재판에 암암리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며 "협상 담당자 입장에서는 쓸 수 있는 카드가 대폭 줄어 손발이 묶인 형국이었다"고 전했다.
노사협상성과리더의 퇴사 직후 카카오 노사는 주 1회 재택근무 부활을 골자로 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아 대표가 '병행 도입'을 주장하던 코어워크는 의무도입 대신 '권장'이라는 문구로 합의안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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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협상에서 승기를 잡은 노조 내부에서는 이보다 더 개선된 합의안을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나온다. 코어워크 '권장'이 결국 의무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아예 코어워크 논의 자체를 삭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편 카카오 관계자는 "노사협상성과리더가 사의를 밝힌 배경 등에 대해서는 개인 사정이기 때문에 별도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