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건의 집현전]<25>남성과 말 섞는 행위를 '무료 토킹 바'라며 비하

최근 동덕여대 학생들이 남녀공학 전환에 격렬하게 반대하며 시위를 이어나가는 가운데 대학생 커뮤니티 앱인 '에브리타임'에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학교별 게시판마다 동덕여대 시위를 지지하는 수많은 글이 삽시간에 도배됐는데, 대표적인 '남초' 학교인 카이스트 등의 게시판에도 같은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이용자들은 일부 동덕 시위 지지자들이 에브리타임의 재학생 인증 시스템을 우회해 각 학교 게시판에 '작업'이 들어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각 게시판마다 유사한 글들이 올라오고 댓글로 논쟁이 한창 붙었습니다. 그 중 남학생으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작업자'들이 주로 달아놓은 댓글 중 하나가 "무토바 금지"입니다. 이 표현은 주로 여초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것이기에, MZ 남학생들 조차 이해하지 못해 한동안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무토바는 '무료 토킹 바'의 줄임말입니다. '토킹 바'는 여성 접객원이 바 또는 테이블에서 말 상대를 해주며 술을 마시는 종류의 가게입니다.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여성이 남성에게 말을 걸어주는 자체가 남성에게 이득"이라며 남녀 간 대화를 '돈도 안 받고 토킹 바에서처럼 대화해주는 행위'라고 '무토바'라 칭합니다.
주로 남녀 간 갈등 상황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남성들과의 대화를 원천봉쇄할 때 '무토바 금지'라고 합니다.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던 말 중에는 '병먹금(병X에게 먹이 주는 걸 금지합니다)'과 같은 용례로 사용됩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이거나 논쟁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여초 커뮤니티에서 '무토바'가 주로 사용된다는 이유 때문에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으레 이 단어를 '남혐(남성혐오)' 단어로 분류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대부분의 정상적인 남녀는 일상적인 소통을 이어가며 서로 오해를 불식시키고 이해를 높여나가고 있습니다. 남성과 소통하며 살아가는 수많은 일반 여성들을 토킹 바의 여성 접객원에 비유하는 '무토바 금지'는, 오히려 남혐보다는 여혐(여성혐오)에 가까운 단어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