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소재 '맥신' 3차원 미세 프린팅 기술, 한국이 최초 개발

꿈의 소재 '맥신' 3차원 미세 프린팅 기술, 한국이 최초 개발

박건희 기자
2025.03.10 09:00

한국전기연구원

설승권 한국전기연구원 박사(앞줄 왼쪽) 연구팀이 맥신을 이용한 3D 프린팅용 잉크와 노즐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전기연구원
설승권 한국전기연구원 박사(앞줄 왼쪽) 연구팀이 맥신을 이용한 3D 프린팅용 잉크와 노즐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전기연구원

국내 연구팀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맥신(MXene)'을 활용해 고해상도의 3차원 미세 구조물을 인쇄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소재의 고유한 성질을 최대한 활용해 기존 기술보다 270배 선명한 해상도를 구현한 첫 기술로, 향후 배터리 등 각종 에너지 저장 장치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이하 전기연)은 설승권 스마트3D프린팅연구팀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맥신을 활용해 고해상도 3D 미세 구조물 인쇄용 나노잉크를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세계적 학술지 '스몰'의 최신 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맥신은 2011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한 2차원 나노 물질이다. 금속층과 탄소층이 교대로 층층이 쌓인 구조로 전기 전도성과 전자파 차단 능력이 높다. 여러 금속 화합물과도 조합이 쉬워 고효율 배터리나 전자기차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쓰일 수 있는 '꿈의 물질'로 불린다.

하지만 맥신을 3D 프린팅 분야에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인쇄에 적합한 잉크 점도(농도)를 찾는 게 어려웠는데, 맥신이 너무 많을 경우 잉크의 농도가 너무 진해 피펫(스포이트처럼 용액을 옮기는 기구)의 노즐이 막혔다. 반대로 맥신이 너무 적으면 원하는 구조물을 충분히 인쇄할 수 없었다. 별도의 첨가제(바인더)를 넣는 방법도 고안됐지만, 첨가제를 넣을 경우 맥신 본래의 우수한 성질이 손상된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설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메니스커스(Meniscus)' 방식을 적용했다. 메니스커스는 물방울을 일정한 압력으로 지그시 누르거나 당길 때 물방울이 터지지 않으면서 외벽에 곡면이 형성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맥신이 물에 쉽게 결합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활용, 맥신을 물에 분산시켜 낮은 점도로도 고해상도 미세 구조물을 인쇄할 수 있는 나노 잉크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먼저 3D 프린터 노즐에서 잉크를 분사할 때 맥신 등 나노 물질이 뿜어져 나온다. 이때 메니스커스 현상으로 형성된 곡면의 표면에서 물이 빠르게 증발하고, 표면 내부로는 강한 인력이 작용해 나노 물질들이 서로 붙는다. 이 과정을 반복해 나노 물질을 서로 붙이면 3D 미세 구조물이 탄생한다.

연구팀은 별도의 첨가제 없이 맥신의 성질만 최대한 활용했음에도 기존 기술 대비 270배 높은 인쇄 해상도를 달성했다.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0분의 1 수준인 1.3마이크로미터(㎛)까지 표현할 수 있는 해상도다.

전기연은 세밀한 3D 인쇄가 가능해진 만큼 향후 전기·전자 소자의 성능을 높이는 데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배터리 등 에너지 저장 장치 분야에 활용할 경우 구조물의 세밀한 특성을 조절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설 책임연구원은 "맥신 잉크의 농도 조건을 최적화하고 인쇄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매개변수들을 정밀 분석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별도의 첨가제나 후처리 공정 없이도 맥신의 장점을 살려 고강도·고정밀 3D 미세 구조물을 얻을 수 있는 세계 첫 성과"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전기연 기본사업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간-로봇 실시간 상호작용 가능 휴머노이드 골격 맞춤형 3D인쇄회로기판 소재 및 공정 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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