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혈관까지 정확히 모사한 '인공 눈'… "실제 망막과 90% 이상 닮아"

미세혈관까지 정확히 모사한 '인공 눈'… "실제 망막과 90% 이상 닮아"

박건희 기자
2025.09.29 10:35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망막 질환 진단 정확도 높일 '망막 모사 안구 팬텀' 개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바이오의료측정본부 나노바이오측정그룹·의료융합측정그룹 연구팀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바이오의료측정본부 나노바이오측정그룹·의료융합측정그룹 연구팀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내 연구팀이 사람의 망막 구조층과 미세혈관을 그대로 구현한 '인공 눈'을 개발했다. 망막 질환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은 바이오의료측정본부 나노바이오측정그룹·의료융합측정그룹 연구팀이 인체 망막의 구조와 기능을 정교하게 재현한 '망막 모사 안구 팬텀(Phantom)'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엔지니어링'에 7월 게재됐다.

망막은 카메라 필름처럼 빛을 감지해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한다. 한번 손상되면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현재 안과에서는 광간섭단층촬영, 형광안저혈관조영술 등 여러 영상진단 장비를 활용한다. 하지만 진단 장비의 측정값이 병원별, 제조사별로 다를 때 이를 평가하고 보정할 수 있는 표준화된 기술은 없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망막 모사 안구 팬텀을 현장에 적용한 모습 (예시)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망막 모사 안구 팬텀을 현장에 적용한 모습 (예시)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망막 모사 안구 팬텀'은 이들 진단 장비의 성능을 정확히 측정해 '기준점'을 만들 수 있도록 제작됐다. '팬텀'은 의료영상기기의 성능을 분석하고 조정하는 도구를 말한다. 망막 모사 안구 팬텀을 망막 진단 장비에 삽입한 후 측정하면 이미지 해상도와 시야 범위 등 장비의 주요 성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교정할 수 있다.

특히 망막 층과 혈관 일부만 단순 모사한 기존 망막 패턴과 달리 연구팀은 망막의 13개 구조층, 곡률, 미세혈관의 네트워크 형태와 혈류, 망막 자가형광까지 정밀하게 재현했다. 실제 망막과 비교하면 구조적 특성이 90% 이상 일치한다. 아울러 다기능성으로 제작돼 단층 촬영 장비부터 혈관조영술 장비까지 모든 진단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다.

산업계와 교육 현장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망막 진단 장비 제조사는 팬텀을 활용해 시제품 단계에서 장비 성능을 미리 점검할 수 있다. 의료 교육 현장에서는 실제 환자의 망막과 유사한 팬텀을 활용해 장비 사용 및 진단 교육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원 나노바이오측정그룹장은 "최근 망막 질환 진단 수요가 증가하며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진단법이 널리 쓰이는데, 이번 장비를 통해 고품질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면 AI 기반 진단 장비의 성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톱(TOP) 전략연구단' 사업과 범부처 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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