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성희 에루디오바이오 코리아 대표


"빌게이츠 재단(Gates Foundation)의 그랜트(자금 지원 프로그램)를 받았다는 건 우리 기술이 인류에 도움이 된다는 방증입니다. 반도체와 AI 기술을 접목해 저비용·고효율로 바이오마커(생물학적지표) 데이터를 생산해 바이오 업계에 기여하겠습니다."
윤성희 에루디오바이오 코리아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게이츠 재단 지원으로 bioTCAD(바이오티캐드, biological Technology Computer-Aided Design)를 확장해 고품질 결합 데이터를 생성하고 질병 부담이 높은 질환에 적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에루디오바이오는 2023년 스탠포드대학교 출신으로 생물학 전문가인 백기현 박사와 AI·반도체 전문가인 윤성희 박사가 의기투합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이다. 올해 7월 한국 법인을 열면서 윤 대표는 에루디오바이오의 CTO(최고기술책임자) 겸 에루디오바이오 코리아 대표를 맡게 됐다. 그는 앞서 삼성반도체와 아마존 AI 프로젝트 리드를 거쳐 SK하이닉스 부사장, SK그룹의 AI 스타트업 가우스랩스 초대 CTO를 역임했다.
빌 게이츠는 올해 8월 한국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한국 바이오 제품은 경이로운 수준"이라며 극찬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 에루디오바이오가 게이츠 재단 100만 달러 그랜트를 약속받으며 기술력과 인류·산업에 대한 효용가치를 인정받았다.

빌게이츠 재단이 지원하는 프로젝트는 bioTCAD 플랫폼 개발이다. 반도체 산업에서 사용되는 TCAD(기술 컴퓨터 지원 설계) 개념을 바이오 산업에 적용했다. TCAD는 반도체 제조시 실제 웨이퍼를 사용하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천번 실험하고 최적의 공정 조건을 찾아내는 기술이다. 이를 바이오 산업에 접목해 신약 임상시험 전 컴퓨터로 미리 효과를 예측할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기술이 접목된 'VSA(Versatile Smart Assay) 플랫폼'은 타액이나 혈액 채취 샘플 하나만으로 기존 대비 1000배 많은 생체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다.
현재 신약 개발의 90%가 임상시험에서 실패한다. 약물과 인체의 상호작용이 복잡한 탓인데, AI를 활용하면 초기 단계에서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 에루디오바이오의 bioTCAD는 신약 후보 물질이 우리 몸속 표적 분자와 얼마나 강하게(동적 힘 분광법), 어떤 속도로 결합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약을 더 빠르고 안전하게 개발하도록 한다. 윤 대표는 "특히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LMICs)의 의약품 개발 비용을 낮추고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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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법인은 서울대학교 분당병원과 암 바이오마커 검출 제품 공동 개발을 추진중이다. 분당병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국인 특화 암 진단 솔루션 개발이 목표로, 현재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서울대병원과의 협력 이후 국내 주요 병원과도 협력해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2026년 의료기기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장기적으로 bioTCAD 기술을 무기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바이오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