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당 10만원도 못 주냐."…"총 2조3000억원이다."
SK텔레콤(78,700원 ▲2,300 +3.01%)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권고받은 피해자 보상안을 거절할 전망이다. 당장 지급 대상과 액수는 크지 않지만 수락하는 경우 전체 가입자로 범위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총보상액은 2조원 규모로 불어난다.
30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이하 위원회)에 따르면 SKT는 내달 2일까지 위원회가 송달한 집단분쟁 조정 결정서를 수락할지 여부를 회신해야 한다. 2월 2일까지 별도 의사표시가 없으면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해 SKT는 조정안대로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앞서 위원회는 분쟁조정 신청인 58명에게 1인당 통신 요금 할인 5만원과 SKT 제휴처에서 1포인트당 1원으로 쓸 수 있는 '티플러스 포인트' 5만 포인트 등 10만원 규모의 보상을 지급하라는 조정안을 냈다. 총 보상규모는 580만원인 셈이다.
문제는 조정안을 수락할 경우 대상이 전체 가입자 약 2300만명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위원회는 "SKT가 이번 조정 결정을 수락하면 조정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에게도 동일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그 규모는 2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조3000억원은 SKT의 재무적 체력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하는 SKT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1조711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해킹 사태가 없었던 2024년 연간 영업이익 1조8234억원보다도 26.1% 큰 규모다.
업계는 SKT가 조정안을 거부할 것으로 관측한다. SKT는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1348억원 규모의 과징금 처분에 대해서도 불복해 취소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개인정보위 분쟁조정위원회가 권고한 '피해자 1인당 30만원 보상' 결정도 지난해 11월 거절했다.
한국소비자위원회 분쟁조정은 양측 모두 수락해야 성립한다. SKT가 거절하면 조정은 불성립으로 끝나고 피해자들은 민사소송을 거쳐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SKT 관계자는 "조정안 수용 여부를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