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이후 공공사업 12종 추가
배달 물량↓·집배원↑…유휴 인력 활용
노조도 "방침에 공감…디테일 아쉬워"

우체국 집배원의 오토바이에 고지서 대신 '폐의약품'과 '커피 캡슐'이 실린다. 우편 물량은 해마다 줄어드는데 집배원 수는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유휴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노조도 운영방침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2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여간 우편망을 활용한 공공사업이 12개 추가됐다. 2022년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한 복지우편 서비스를 시작으로 2023년 △폐의약품 회수사업 △가스안전 우편서비스 △건설근로자 퇴직공제금 신청 대행 서비스, 2024년 △커피 캡슐 회수사업 △정부세종청사 음료 매장 다회용 컵 회수 △안부 살핌 소포 서비스 △에너지복지 바우처 우편서비스 △부정·불량식품 회수 서비스, 2025년 △빈집 확인 등기 서비스 △도서 상호대차 우편서비스 등이 시작됐다. 지난달에는 △국립공원 투명 페트병 회수 사업이 추가됐다.
우본이 본업인 우편 배달이 아닌 공공사업에 열심인 건 우편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서신과 소포를 포함한 우체국 배달 물량은 2023년 28억9600만통에서 2024년 28억4000만통, 지난해 26억8900만통으로 감소했다. 전자고지가 활성화하면서 고지서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쿠팡 외에도 네이버(NAVER(201,500원 ▼5,500 -2.66%)), 올리브영 등 익일·일요일 배송을 제공하는 사업자가 늘면서 소포 배달도 줄었다.
반면 집배원 수는 같은 기간 1만8451명에서 1만8473명, 1만8548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일감은 감소하는데 인력이 증가하다 보니 발생하는 유휴 인력을 공공사업에 활용키로 한 것이다.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지만 사회 안전망 강화에 도움이 되고 실비는 보전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우본은 공공사업으로 별도 사업비를 받지 않는다. 일반 등기처럼 건당 2400원의 등기비만 받는다. 안부 살핌 소포 서비스로 고립 가구에 생필품을 전달하고 지자체 등으로부터 등기비를 받는 식이다. 수거 등 다른 사업에서도 실비 보전 수준의 대가를 받는다.

우편 사업 적자가 커졌지만 아직 여유는 있다. 예금·보험 사업에서 발생한 흑자로 메울 수 있어서다. 우편 사업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1572억원, 165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263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예금·보험 사업 흑자는 5748억원, 4026억원, 1조2308억원(추정)이다.
우본은 효율적인 운영으로 집배원 업무 과부하를 방지한다. 집배원이 기존 배달 동선 내에서 수거 업무를 병행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땐 사전에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친다. 현장 반발 최소화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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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도 우본의 방침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공공사업이 고용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경영총괄과에서 매 사업 시작 전 노조와 사전협의를 거친다"며 "아직 사업이 시작 단계인 경우가 많아 업무에 과중이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디테일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노조 관계자는 "공공사업의 취지에는 동감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없이 사업이 시작돼 혼란을 겪을 때도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