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의 변신… 빈집 살피고 폐약품 수거

집배원의 변신… 빈집 살피고 폐약품 수거

이찬종 기자
2026.02.03 04:05

공공사업 강화하는 우본...우편물 감소 불구 인력 증가
커피캡슐 회수 등 업무 추가... 노조 "취지 공감, 지침 필요"

우체국 집배원의 오토바이에 고지서 대신 '폐의약품'과 '커피캡슐'이 실린다. 우편물량은 해마다 줄어드는데 집배원 수는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유휴인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노조도 운영방침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2일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에 따르면 최근 4년여간 우편망을 활용한 공공사업이 12개 추가됐다. 2022년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한 복지우편 서비스를 시작으로 2023년 △폐의약품 회수사업 △가스안전 우편서비스 △건설근로자 퇴직공제금 신청대행서비스, 2024년 △커피캡슐 회수사업 △정부세종청사 음료매장 다회용컵 회수 △안부살핌 소포서비스 △에너지복지 바우처 우편서비스 △부정·불량식품 회수서비스, 2025년 △빈집확인 등기서비스 △도서 상호대차 우편서비스 등이 시작됐다. 지난달에는 △국립공원 투명페트병 회수사업이 추가됐다.

최근 4년간 추가된 우정사업본부 공공사업/그래픽=김다나
최근 4년간 추가된 우정사업본부 공공사업/그래픽=김다나

우본이 본업인 우편배달이 아닌 공공사업에 열심인 건 우편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서신과 소포를 포함한 우체국 배달물량은 2023년 28억9600만통에서 2024년 28억4000만통, 지난해 26억8900만통으로 감소했다. 전자고지가 활성화하면서 고지서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쿠팡 외에도 네이버, 올리브영 등 익일·일요일 배송을 제공하는 사업자가 늘면서 소포배달도 줄었다.

반면 집배원 수는 같은 기간 1만8451명에서 1만8473명, 1만8548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일감은 감소하는데 인력이 증가하다 보니 발생하는 유휴인력을 공공사업에 활용키로 한 것이다.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지만 사회안전망 강화에 도움이 되고 실비는 보전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우본은 공공사업으로 별도 사업비를 받지 않는다. 일반 등기처럼 건당 2400원의 등기비만 받는다. 안부살핌 소포서비스로 고립가구에 생필품을 전달하고 지자체 등으로부터 등기비를 받는 식이다. 수거 등 다른 사업에서도 실비보전 수준의 대가를 받는다.

우편사업의 적자가 커졌지만 아직 여유는 있다. 예금·보험사업에서 발생한 흑자로 메울 수 있어서다. 우편사업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1572억원, 165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263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예금·보험사업 흑자는 5748억원, 4026억원, 1조2308억원(추정)이다.

우본은 효율적인 운영으로 집배원의 업무 과부하를 방지한다. 집배원이 기존 배달동선 내에서 수거업무를 병행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신규사업을 추진할 땐 사전에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친다.

노조도 우본의 방침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공공사업이 고용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아직 사업이 시작단계인 경우가 많아 업무가 과중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노조 관계자는 "공공사업의 취지에는 동감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 가이드라인 없이 사업이 시작돼 혼란을 겪을 때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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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종 기자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이찬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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