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 301조' 압박…韓 망 사용료·고정밀 지도 규제 '촉각'

美 '무역 301조' 압박…韓 망 사용료·고정밀 지도 규제 '촉각'

윤지혜 기자
2026.02.22 17:30

美 USTR "자국 기업 차별시 관세 부과" 시사에 업계 우려↑
"국내외 사업자 공통 적용…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의견도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따른 압박 카드로 '무역법 301조' 조사에 나서면서 국내 디지털 규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빅테크를 규제 대상으로 삼을 경우 미 정부가 자국 산업을 차별한다며 보복 관세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미국의 주장과 달리 쟁점 규제 대부분이 국내외 사업자를 포괄하는 만큼 흔들림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에 착수한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다른 나라가 미국 기업을 차별하거나 불공정 무역을 할 경우, 미 정부가 관세 부과·수입 제한 등 보복 조치를 할 수 있게 한 규정이다. USTR은 조사 대상으로 '미국 기업 및 디지털 상품에 대한 차별'을 콕 집으며 "관세는 부과할 수 있는 조치 중 하나"라고 발표했다.

미 정부는 망 이용대가 공정화법, 고정밀 지도 반출 불허 등을 디지털 규제장벽으로 꼽는다. 지난달에도 제임스 헬러 주한미국대사대리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앞으로 '디지털 관련 입법·조치로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말라'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무역법 301조 조사가 본격화되면 미 정부가 디지털 규제를 빌미 삼아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며 "글로벌 빅테크에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규제 조치가 좌초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방미통위 빅테크 규제, 美 사정권 드나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온라인피해365센터를 방문해 상담원과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스1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온라인피해365센터를 방문해 상담원과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스1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허위조작정보근절법 시행령도 USTR 사정권에 들 수 있다. 오는 7월 시행되는 이 법안은 허위·조작정보를 고의로 유포 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또 구글·메타 등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의 관리책임을 대폭 강화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미국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불필요한 장벽을 부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방미통위 출범 시 첫 과제로 꼽히는 구글·애플 인앱결제 규제도 간단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3년 방송통신위원회(현 방미통위)는 구글·애플이 모바일 콘텐츠 기업에 인앱결제를 강제한 것이 위법하다며 총 68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확정했는데, 잇단 위원회 파행으로 실제 부과하진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관세 카드를 쥔 만큼 미국 기업에 막대한 과징금을 물리기 어렵게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이같은 규제가 미국 기업에만 적용되는 건 아닌 만큼, 우리 정부가 물러서지 않아도 된다는 제언도 있다. 안정상 중앙대 겸임교수(전 더불어민주당 정보통신·방송미디어 수석전문위원)는 "구글을 제외한 미 IT기업은 이미 국내 ISP(인터넷제공사업자)에 다양한 방식으로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 형평성 차원에서도 미국이 강력하게 문제 제기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구글 지도 반출 문제는 분단국가의 안보문제에 대해 미국도 공감하고 있어 절충점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국내외 사업자에 공통 적용되는 규제인 만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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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윤지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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