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이 패트릭 쇠더룬드를 초대 회장으로 선임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이정헌 대표가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음에도 그동안 없던 회장직을 신설하고 초대 회장에 자회사 대표를 선임했기 때문이다.
26일 게임 업계에서는 넥슨이 연 매출 7조원 달성을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은 2024년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넥스트 온'에서 이런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글로벌 게임사 출신인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을 중심으로 서구권 공략 계획을 세우고 개발 방향을 정립해 나가려 한다는 취지다.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은 현재 넥슨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의 CEO(최고경영자)다. 엠바크 스튜디오는 최근 140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올린 '아크 레이더스'로 전 세계 게임상을 휩쓸었다. 이전에는 글로벌 게임사 EA에서 '배틀필드' 시리즈를 12년간 총괄했다. 배틀필드6는 지난해 출시 하루 만에 650만장이 판매될 정도로 성공한 게임이다.
넥스트 온 행사에서 '세계에서 인정받고 사랑받는 게임을 만드는 기업'을 목표로 제시한 넥슨은 서구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줄어들었다는 보고서가 나올 만큼 시장이 침체하기도 했고 연 매출 7조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서구권 공략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넥슨은 아크 레이더스 이전에도 서구권 진출을 시도했으나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데이브 더 다이브', '퍼스트 디센던트' 등 일부 게임이 나름대로 흥행에 성공했으나 아직 서구권 시장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지, 개발 및 출시 일정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등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이다. 넥슨은 경험 많은 신임 회장이 이런 부분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한다.
게임 업계에서는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이 넥슨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는 2014년 같은 EA 출신의 오언 머호니 대표 시절 넥슨과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엠바크 스튜디오가 넥슨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로는 넥슨 재팬 사내이사를 맡으며 신작 감수를 이어왔다.
넥슨 내부에서도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을 신뢰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아크 레이더스 이전에도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더 파이널스'를 개발해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던 만큼 개발력을 인정받고 있다. 넥슨은 글로벌 성공 경험과 폭넓은 산업 네트워크를 갖춘 리더십 보강 차원에서 그를 영입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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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 관계자는 "이정헌 대표가 현재 잘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경영이나 전략 실행 등 마이크로 매니징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은 직급상 대표보다 위이기도 하니 세부적인 것보다는 그룹 차원의 장기 전략 방향성과 차세대 개발 역량 강화, 글로벌 확장 전략 자문 및 감독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