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연, '하이퍼튜브' 새만금 시험센터 재도전
'도심 땅꺼짐' 건설연·지질자원연 연구 주도
"PBS 폐지 이후 연구원 간 융합 중요…국민 체감형 실적 낼 것"

#30분 안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뚫는, SF영화에나 나올법한 초고속 튜브 열차가 있다. 일론 머스크도 도전한 '하이퍼튜브'다. 우리나라는 올해 시속 1200㎞급 하이퍼튜브 개발에 도전한다.
2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 성과 브리핑에서 권용장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 부원장은 "2028년까지 자기부상 초고속 하이퍼튜브의 핵심기술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도연은 1996년 설립돼 고속·일반·도시철도 시스템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가연구기관이다. 철도연이 개발한 시속 350㎞급 초고속 열차 '해무'(KTX 산천)로 한국은 세계 4번째 고속열차 기술 보유국이 됐다.
철도연은 올해 주요 R&D(연구·개발) 사업으로 시속 1200㎞급 하이퍼튜브 개발을 내세웠다. 하이퍼튜브는 튜브 내 공기저항을 '0'에 가깝게 만들어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달리는 '꿈의 열차'다. 시속 900㎞인 비행기보다 훨씬 빠르다. 실현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30분 내 주파할 수 있다.
2016년 주행 테스트에 성공한 일론 머스크의 '하이퍼루프'가 잘 알려졌지만, 한국은 이보다 앞선 2009년부터 철도연 주도로 연구를 시작했다. 철도연은 2020년 실물의 17분의 1 크기인 하이퍼튜브 시험 장치로 최고 속도 1217㎞/h를 기록하는 성과를 낸 바 있다.

권 부원장은 "2028년까지 자기부상 하이퍼튜브 원천기술을 개발해 2037년 시험선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전북 새만금 하이퍼튜브 종합시험센터 건설에 재도전할 예정이다. 철도연은 앞서 2022년, 2023년에 시험센터 건설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에 도전했지만 탈락했다.
이어 권 부원장은 "2024년 '해무' 우즈베키스탄 수출 성공처럼 우리나라 철도 기술을 수출하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PBS(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 폐지로 출연연은 '돈 주고 시키면 하는 연구'가 아니라 '자기주도형 연구'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병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 연구부원장도 PBS 폐지에 대해 "돈을 좇아가면서 하는 연구가 아닌 국가출연기관으로서 목표와 지향점이 분명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유사한 연구 주제를 가진 출연연끼리 자율적으로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내는 융합연구도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독자들의 PICK!
건설연의 주요 연구 분야 중 하나가 지진, 홍수, 화재 등 재난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건설 및 토지 관리 기술이다. 도심 땅꺼짐 대책도 그중 하나다. 이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자원연)이 연구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건설연이 건설 기술 측면에서 땅꺼짐을 들여다본다면, 지질자원연은 그 특성을 살려 '지질재해'의 관점에서 땅꺼짐을 분석한다.
문 부원장은 "(같은 땅꺼짐에 대해) 건설연이 땅속 열수송관의 위험도를 예측한다면, 지질자원연은 지하수의 흐름이 땅꺼짐에 미치는 영향과 위험도를 분석한다"며 "이에 대해 두 연구원이 함께 논의한다면 큰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지질자원연은 지질재해 통합 지능형 체계인 '가디언(Guardian)' 구축을 계획 중이다. 재해 유형별로 4차원 디지털 트윈을 만들고 전국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각종 재해 발생 시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골든타임 내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이명종 지질자원연 부원장은 "지질자원연 혼자 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아닐 것"이라며 "여러 연구원이 (프로젝트에) 동참한다면 우리 국민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