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적 사상 최대… 법인세는 매출액比 0.6% 불과
구독권 대가 본사와 합의 결정… "조세회피 우려" 지적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지 9년 만에 '연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1강체제를 굳히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간 덕분이다. 그러나 수익을 대부분 해외 본사로 이전해 국내에 내는 세금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542억원, 영업이익 2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7% 증가한 수치로 2016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후 역대 최대실적이다. 같은 기간 티빙은 7%, 웨이브는 19%(연결기준) 매출이 감소해 넷플릭스만 나홀로 성장했다. 감사보고서를 처음 제출한 2020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배 이상 급증했다.
강력한 콘텐츠 경쟁력과 요금제 다변화가 실적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폭싹 속았수다 △오징어 게임 시즌3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오리지널 콘텐츠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한 데다 저렴한 광고형 요금제 확대로 진입장벽을 낮춰 이용자를 대거 끌어들였다. 실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플릭스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559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다. 2위인 쿠팡플레이(843만명)와 약 2배 차이다.
그러나 눈부신 외형성장과 달리 영업이익률은 6년째 2% 안팎이다. 넷플릭스 한국법인이 벌어들인 구독료 수익의 80% 이상을 '구독멤버십 구매대가' 명목으로 글로벌 본사에 보내서다. 지난해 기준 국내 매출의 약 81%인 8539억원이 본사로 송금됐다.
이에 넷플릭스가 한국에 내는 법인세 규모도 미미하다. 지난해 넷플릭스가 낸 법인세는 66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0.6%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넷플릭스가 국내 영업이익을 의도적으로 낮춰 세금부담을 피한다고 지적한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본사와 멤버십 유통계약에 따라 멤버십 구매대가를 본사에 지불한다. 영업이익 역시 넷플릭스그룹의 이전가격(Transfer price) 정책을 따른다. 즉 구독권 대가(매출원가)를 본사와 지사간 '합의'로 책정하기 때문에 이를 임의로 올려잡아 영업이익을 축소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한국법인은 글로벌 본사를 대신해 구독멤버십을 재판매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