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원국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 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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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는 무게 1㎏을 줄이면 약 10~20억원이 절약됩니다. 발사체, 달 탐사 로버, 화성 착륙선, 우주 데이터센터의 태양광 패널 방사선 차폐 소재까지 얼마나 가볍고 단단하게 만드느냐가 글로벌 우주 경쟁의 핵심입니다."
최원국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장은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우주 소재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우주 소재는 아직 국내에서 표준 인증 절차가 확립되어 있지 않은 분야"라며 "우리가 지금 이 기반을 닦지 않으면 훗날 핵심 소재를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IST 전북분원이 주목하는 소재는 탄소복합소재다. 탄소섬유를 고분자 수지에 결합한 이 소재는 철보다 훨씬 가볍고 강해 이미 보잉 여객기 동체와 우주 로켓에 쓰인다. 최 분원장은 이 소재를 더욱 고도화해 달이나 화성 탐사 로버의 구조체 및 열 전달, 전기 도전재에 사용될 소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우주 환경은 혹독하다. 달 표면의 낮 온도는 영상 120도, 밤에는 영하 175도까지 떨어진다. 태양에서 쏟아지는 우주방사선(양성자, 감마선, 중(重)입자, 전자 등)과 충돌하면 2차로 중성자가 발생하는데, 이 중성자는 금속이든 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관통한다.
최 분원장은 "우리 연구소가 보유한 중성자 차폐 소재는 나사(NASA, 미국 항공우주국)의 우주정거장 태양광 패널 구조물에 직접 부착해 6개월 동안 우주 환경 노출 테스트를 거쳤다"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검증된 소재 기술"이라고 말했다. 9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연구는 실제 발사체에 탑재해 우주로 보내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최 분원장이 올해 강하게 밀어붙이는 과제는 '우주 환경 모사 시험 인프라' 구축이다. KIST 전북분원 내 우주용복합소재연구단이 올해 1월 KIST의 '7번째 임무중심연구소'로 공식 출범하면서 이 목표를 공식화했다. 완공 목표 시점은 2030년이다.
현재 국내에서 우주 소재를 실제 우주 환경에서 검증하려면 해외로 나가야 한다. 비용만 한 번에 수억 원에 달하고 일정 잡기도 쉽지 않다.최 분원장은 "방사선 조사, 극저온·고온 환경, 미세 입자 파편 충돌, 활성 산소 효과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복합 시험 장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우주 공간은 이 모든 조건이 한꺼번에 작용한다. 지상에서 하나씩 따로 테스트하는 방식으로는 우주 소재의 실제 내구성을 제대로 검증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는 "정적인 단일 조건 테스트가 아니라, 실제 우주 환경처럼 여러 조건을 동시에 가하는 장비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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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설비가 갖춰지면 국내 우주산업 관련 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소재·부품의 우주 적합성을 검증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내 우주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헤리티지(heritage)', 즉 검증 이력 부재다. 우주 소재·부품의 상업화를 위해선 실제 우주 환경을 버텨낸다는 증거가 필요하지만 이를 쌓을 인프라와 비용이 부족한 실정이다.
최 분원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검증센터 역할을 맡아준다면 우주산업 관련 스타트업들의 성장과 해외 진출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며 "외국에서도 이 인프라를 이용하러 한국에 오게 될 날이 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2008년 전북 완주군에 설립된 KIST 전북 복합소재기술연구소는 탄소섬유·탄소나노튜브(CNT)·질화붕소나노튜브(BNNT) 등 첨단 복합소재를 연구하며, 우주·국방·모빌리티·에너지 분야 응용 기술 개발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우주용복합소재연구단'을 출범해 임무 중심 연구소 체제로 전환했으며, 우주 환경 대응 소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역 대학·기업과의 산학연 협력을 통해 기술이전과 인력 양성도 함께 수행하며 현재 72개 패밀리기업과 협업 중이다.
KIST 전북 복합소재기술연구소는 내달 7일 오후 서울 공덕동 프론트원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K-우주포럼 회원 총회에서 우주 환경 모사 시험 인프라 구축 계획과 우주 스타트업과의 공동 R&D 협력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