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실험실 산·학·연 협의체 출범식
표준·인터페이스 정립…흩어진 자율실험실 연계
삼성종기원·SK하닉도 동참

"미국은 제네시스 미션을 통해 17개 국립연구소의 실험 시설을 하나로 묶은 'AI(인공지능) 플랫폼'을 출범합니다. 우리 산·학·연도 충분한 역량이 있습니다. 남은 과제는 서로의 역량을 연결하는 겁니다." (허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연구장비산업화실장)
범정부 R&D(연구·개발) 프로젝트 'K-문샷'의 기반이 될 국내 첫 '자율실험실' 협의체가 11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출범식을 열고 시작을 알렸다.
자율실험실(Self-Driving Lab·SDL)은 실험 장비·로봇·AI를 하나로 연계해 사람의 개입 없이 실험을 자동으로 반복 수행하는 연구 플랫폼이다. '24시간 풀가동' 실험실인 셈이다. AI가 방대한 실험 조건을 동시에 탐색해 가설을 제공한다. 미국 에너지부(DOE)의 대형R&D 프로젝트인 '제네시스 미션'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실현될 경우 연구 속도를 수년에서 수개월 수준으로 단축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바이오·소재 등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자율실험실 도입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범정부 프로젝트 'K-문샷'의 핵심 기반이기도 하다. K-문샷은 AI를 전략기술 R&D에 투입해 2030년까지 연구 생산성을 2배 높이는 프로젝트다. 다만 자율실험실 구축을 뒷받침할 인프라가 부족하다. 가장 큰 문제는 장비·데이터·운영 표준이 기관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각 기관이 만든 자율실험실을 서로 연계하지 못하면 대형 성과를 내기 어렵고, 자원 낭비도 생길 수 있다.
협의체는 자율실험실 기술개발부터 인프라 공동 활용, 데이터 축적, 표준·인터페이스 정립에 집중한다. 정유성 서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국가과학AI연구센터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이 공동간사를 맡는다. 삼성종합기술원, SK하이닉스(1,425,000원 ▲5,000 +0.35%) 등 수요기업 50개사와 파크시스템스, 에이치비솔루션 등 공급기업, 30여개 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한다.
허환 연구장비산업화실장은 "AI가 연구실에서 가설 설정, 실험 설계, 결과 분석까지 할 수 있게 하려면 이 간극을 메워주는 '상호 규격'이 중요하다"며 "협의체를 통해 상호운용의 기본 조건인 데이터 표준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여러 자율실험실을 연결해 하나의 연구실만으론 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현시점의 중요한 과제"라며 "연구자, 수요기업, 장비공급사, SW데이터기업, 운용표준기관 등이 모이면 각자 기여하고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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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체는 매월 정례회의, 연례 컨퍼런스를 열고 정책 의제를 발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