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PC(개인용 컴퓨터)에 탑재된 램의 활용 효율이 낮아 낭비에 가깝다고 주장하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반박에 나섰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PC용 D램 가격까지 치솟는 가운데 두 사람이 메모리 활용을 놓고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
2일 외신에 따르면 올트먼은 지난달 29일 스트라이프 공동창업자 존 콜리슨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치키 파인트'에 출연해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제한된 D램을 모든 사람이 개인용 PC에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용 PC에 탑재된 메모리가 사용되는 시간은 5%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올트먼은 개인용 PC보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램을 이용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공급이 극도로 제한된 환경에서는 클라우드에서 활용도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머스크는 2일 엑스(X)를 통해 "사람들도 자신의 램(RAM)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맞받았다. "당신은 클라우드에 돌아가야 할 D램을 움켜쥐고 있는 거죠?"라는 문구를 넣은 풍자 이미지도 게시했다. 개인용 PC의 램을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으로 보는 올트먼의 시각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두 사람의 발언은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 대비 13~18% 상승하고 4분기에도 10~1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업체들이 AI 서버용 제품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면서 내년에는 PC용 D램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픈AI 역시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리는 주요 기업이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AI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필요한 메모리 공급 의향서를 체결했다. 당시 SK그룹은 스타게이트의 D램 수요가 월 최대 90만장(웨이퍼 기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당시 전 세계 생산량 추정치의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실제 확보 물량이 아닌 향후 예상 수요다.
올트먼은 메모리 업체들이 공급 부족에도 생산시설 증설에 신중한 이유로 과거의 불황 경험을 꼽았다. 그는 "D램 업체가 설비투자에 200억달러를 쓰고도 190억달러밖에 벌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며 공급 확대가 쉽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D램 가격이 치솟으면서 PC 구매 부담이 커진 가운데 올트먼의 발언은 소비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온라인에서는 AI 기업들이 메모리 공급난을 부추겨 놓고 정작 개인용 PC의 메모리 사용을 문제 삼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머스크는 개인도 램을 보유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을 옹호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