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2월1일 긴급회의 개최…복지부, 메르스·페스트·사스와 같은 범주 감염병 지정
'선천성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지면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연말까지 세계적으로 400만명 인구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한국 정부도 초기부터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섰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지카 바이러스가 매우 위험한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며 "경고 수준을 정하기 위해 다음 달 1일 긴급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소두증은 머리가 기형적으로 작은 아이가 태어나는 증상으로 척수와 신경 등이 파괴되면서 몸에 마비가 오는 '길랑바레' 증후군을 동반한다. 현재까지 23개국에서 자카 바이러스 발생이 보고됐지만 마땅한 치료약이 없어 각국은 속수무책으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소두증 의심 건수가 4180건 보고된 브라질은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브라질 정부에 따르면 연간 150건이던 소두증 의심환자가 급격히 증가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상황이다.
브라질 보건당국 관계자는 "소두증 의심 건수가 1주 전보다 7% 늘긴 했지만 그 속도는 다소 진정됐다"면서 "음성 판정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도 29일 지카 바이러스를 메르스, 페스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등과 같은 범주인 4군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정부가 지카바이러스를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면서 방역 현장에서 공무원의 권한이 확대되고 방역에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이 빠르게 조달할 수 있게 됐다. 또 감염병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하는 등 병원균 유입 초기 대응이 빨라진다. 병원은 감염 환자를 발견하게 되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
정부가 선제 대응에 나섰지만 해외여행 중 감염된 채 입국한 내국인을 가려내는 데는 현실적 한계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다 할 증상이나 체온변화마저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소두증 아기를 출산했을 때에나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정도다.
당장 백신이나 치료약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진원생명과학(1,017원 ▲234 +29.89%)정도가 개발에 나섰지만 백신 개발까지 아무리 빨라도 2~3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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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섭 진원생명과학 연구소장은 "현재 쥐를 대상으로 한 지카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 시험을 끝낸 상태"라며 일반 백신 개발은 5년 정도 걸리지만 감염병에 대한 빠른 허가제도와 회사 기술력을 통하면 이를 절반가량 단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 겨울 바이러스 전염체인 모기가 없다는 데 안도하면서도 여행객들의 자발적 관리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지 한 달 내 헌혈이나 성관계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는 당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1개월 이내 해외를 다녀온 경우 헌혈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성관계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이 역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