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전 오늘… '3시간28분' 국내 첫 장기이식 성공

47년 전 오늘… '3시간28분' 국내 첫 장기이식 성공

박성대 기자
2016.03.25 05:54

[역사 속 오늘] 성모병원 의료진, 한국 '이식 의학' 쾌거

한 대학병원 수술 장면./사진=뉴시스
한 대학병원 수술 장면./사진=뉴시스

47년 전 오늘(1969년 3월25일) 오후 서울 명동 성모병원(서울성모병원 전신). 가톨릭대 의과대학 성모병원 외과 이용각 교수를 필두로 15명의 의사와 간호사 등 총 40여명의 의료진이 수술실로 향했다.

3시간여 뒤 이들은 우리나라 의학사의 새로운 한 줄을 썼다. 신장 이식을 성공시켜 국내 첫 장기이식 수술을 해낸 것이다. 이 수술은 가족간의 신장 이식 수술이었다.

당시 환자인 재미교포 정모씨는 수술 1년 전인 1968년부터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었다. 이에 정씨의 형이 자신의 신장을 내놓겠다며 병원을 찾아 이식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 하지만 당시 신장 이식에 대한 개념도 없던 터라 정씨의 어머니는 "두 아들을 한번에 다 잃을 수 없다"며 자신의 신장을 제공하기로 한다.

때마침 명동 성모병원 의료진은 미국에서 첨단 인공 투석기를 들여와 가동 중이었고, 이 교수가 미국 휴스턴 베일러의대에서 외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신장 이식 수술법을 익히고 돌아온 상황이었다.

수술은 3시간28분 만에 끝났다. 수술 성공 후 의료진은 물론 수술 당사자와 가족들도 화제가 될 정도로 의학계에선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됐다.

이날 수술은 우리나라 '이식 의학'의 첫 성과였다. 첫 이식 수술은 신장이었지만, 이후 간장·췌장·심장·폐·소장 등의 장기 전반으로 확대된 계기가 된 것이 이날의 수술이라는 게 의학계의 평이다.

이후 1988년 뇌사자로부터 적출한 간이식이 성공하면서 뇌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고, 1992년 췌장과 심장이식이 성공한 이후엔 장기이식이 본격화됐다.

이날 이후 우리나라의 장기이식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현재 우리 의학계는 조직공학을 통해 환자 맞춤형 조직과 장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장기이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넘치는 데 비해 장기공여자는 늘 부족한 것이 근본적인 한계로 꼽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장기를 개발하거나 돼지 등 동물의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이종간이식' 연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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