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심평원, 잉여금 805억 6월까지 건보에 환급

[단독]심평원, 잉여금 805억 6월까지 건보에 환급

김지산 기자
2016.04.18 03:15

복지부 "재정 안정성 제고"…건강보험 재정안정 위해 6월까지 공단으로 환급키로

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사진제공=심평원
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사진제공=심평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쌓아둔 이익잉여금을 건강보험에 의무적으로 환급하도록 하는 법안이 신설된다. 누적된 이익잉여금이 과도하다는 국회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심평원에 이익잉여금을 6월 말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에 환급하도록 통보했다고 17일 밝혔다.

심평원은 보험급여 적용을 받는 의료 및 약가를 심사하고 책정하는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올해 예산 3900억원 중 건보공단으로부터 지원받는 돈이 3000억여원에 달해 사실상 국민이 납부하는 건강보험료로 운영된다고 볼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심평원이 건보공단으로부터 받은 부담금(지원금)을 운영비로 쓰고 남은 돈을 공단에 돌려주지 않은 채 매년 이월시켜왔다"며 "건보재정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환급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심평원의 이익잉여금 자동환급을 위한 정부 고시안도 7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고시안에는 발생한 잉여금을 손실금 보전에 활용하고 나머지를 건보공단에 돌려주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잉여금 환급 조치는 심평원 창립(2000년) 후 16년 만에 시도되는 것이다. 심평원은 그동안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잉여금을 내부 유보금으로 관리해왔다.

잉여금은 건보공단이 매년 지원하는 수천억원 규모 부담금과 심평원 자체 사업(위탁심사수수료) 등을 합친 수입에서 운영비로 쓰고 남은 돈에 그해 순이익을 더한 돈이다. 이렇게 쌓인 돈이 2014년까지 모두 805억원에 달했다.

2014년 항목별 심평원 수입은 △건강보험부담금 2616억원 △이월금 340억원 △자동차보험 등 위탁심사 수수료 107억원 △이자수입 및 잡수익 42억원 등 3105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건보공단으로부터 지원받는 건강보험부담금이 84.3%를 차지해 심평원은 사실상 건강보험료로 운영되는 기관으로 분류된다.

이런데도 심평원은 복지부의 관리소홀 속에 사각지대에 방치돼 왔다. 심평원 누적 잉여금 문제도 지난해 7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의 지적을 통해서 실체가 드러났다.

당시 국회는 '2014년 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지출 승인의 건 검토보고'에서 2007년부터 심평원 여유자금이 과다하게 발생한 정황을 파악하고 복지부의 관리·감독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심평원 강원도 원주사옥
심평원 강원도 원주사옥

전문가들은 단순히 잉여금 환급에 머무르지 않고 건보공단과의 통합 등 근본적인 개혁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훈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심평원이 건보공단에서 분담금을 받고 잉여금을 다시 돌려주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낭비"라며 "건보공단에 심사업무를 맡기고 재정 건전성 책임을 지우는 게 순리인데 한국만 반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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