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입자 피해 파악한 뒤 민사도 병행"

시민단체들이 민간보험사 등에 건강보험가입자 6420만명의 진료 정보를 돈을 받고 넘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을 상대로 형사 고발을 추진한다. 시민단체 뿐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도 보험가입자를 대표해 동참한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25일 "심평원이 국민 개개인의 건강정보를 팔아 넘긴 자체로 형사고발이 가능하다는 변호사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보험가입자들이 이 행위로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분석한 뒤 민사소송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경실련 등과 보조를 맞추는 한편 가입자 단체인 건보공단 노조와도 곧 만나 공동 소송을 논의할 계획이다. 건보공단 노조는 보건의료노조와 협의한 뒤 시민단체 소송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 노조 관계자는 "민간보험사가 국민 건강정보를 사간 이유는 자신에게 유리하고 환자들에게 불리한 상품 설계를 위한 것"이라며 "심평원은 이를 알면서도 넘긴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심평원이 2014년부터 최근까지 3년간 KB생명보험 등 8개 민간보험사와 2개 민간보험연구기관에 '표본 데이터셋'을 1건당 30만원씩, 52건(누적 6420만명)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표본 데이터셋에는 입원 여부와 연령, 성별 등 일반 내역과 함께 진료행위, 처방내역 등이 모두 담겼다.
시민단체와 건보공단 노조 등은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28조 '공공데이터의 이용이 제3자(보험가입자)의 권리를 현저하게 침해하는 경우'에 주목한다. 민간보험이 빅데이터를 토대로 상품을 설계하며 가입 차별 등을 통해 결국 보험가입자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심평원은 법률 해석상의 차이일 뿐 법을 위반한 사실은 없다고 항변했다. 심평원은 정 의원에 '공공기관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또는 제28조 제1항 각 호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공데이터의 영리적 이용인 경우에도 이를 금지 또는 제한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같은 법 3조를 근거로 제출한 바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법에 근거해 데이터를 제공한 것으로 법 위반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