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올해 전국 7곳에 'AI-DMS' 설치 운용
AI로 말라리아·일본뇌염 '위험 모기' 자동 분류
정확도 95%…주의보·경보 '즉시 발령' 가능해져

#. 모기가 장비가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에 홀려 하나둘 빨려 들어간다. 전기 충격에 혼미했을 때 불이 번쩍 빛나며 사진이 찍힌다. 인공지능(AI)이 이를 분석해 어떤 모기가 말라리아를 전파하는지, 일본뇌염을 옮기는지 확인해 알려준다. 전 세계에서 최초로 우리나라가 현장 가동 중인 'AI 모기 분석 장비'의 작동 방식이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7일 경기도 파주에 설치된 AI 모기 분석 장비 'AI-DMS'를 출입기자단에 공개했다. 질병청은 올해부터 이를 활용한 실시간 매개체 감시체계를 본격 구축한다. 전국 7곳에 AI-DMS를 설치하고 방제를 담당하는 지역 보건소 등 방역 당국과 '위험 모기' 정보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말라리아·일본뇌염 등 모기 매개 감염병 확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청에 따르면 현재 매개 모기 감시는 전국 88개 지점에서 이뤄진다. 보통 LED 트랩이나 유문등을 이용해 모기를 유인한 후 채집·분석한다. 지상 10미터 높이에 고공포집기로 모기를 잡아내기도 한다. 다만 채집 후 하나하나 종류를 확인하는 수동 방식이라 분석 시간이 오래 걸리고, 모기가 어느 시간에 활발히 활동하는지도 알기 어려웠다.


질병청이 AI-DMS를 개발한 이유다. 기존에 수동 감시가 모기 확인까지 7~11일이 걸린 반면, 자동 분류 알고리즘을 탑재한 AI 장비는 24시간 이내 시간별 밀도·모기 종류 전반을 파악해낸다. 이희일 질병청 매개체분석과장은 "AI를 이용해 모기의 밀도 변화와 종류를 빠르게 분석해 전파하면 과잉·과소 방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말라리아·일본뇌염 등 모기로 인한 감염병 주의보·경보도 즉시 발령할 수 있게 될 것"이라 말했다.
AI-DMS는 제주도, 전북, 전남, 충북, 충남, 울산, 파주 등에 우선 설치됐다. 질병청은 각 지자체에 장비 이관을 추진하는 등 전국 단위 실시간 감시체계로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수집한 모기 정보는 방역당국은 물론 매주 홈페이지를 통해 대중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다.

AI-DMS는 얼룩날개모기(말라리아), 빨간집모기(웨스트나일열), 작은빨간집모기(일본뇌염), 흰줄숲모기(뎅기열·지카바이러스), 금빛숲모기(웨스트나일열) 등 주요 매개 모기 5종을 평균 95% 정확도로 분류해낸다. 모기가 어떤 모습으로 찍히든지 정확하게 분석해내기 위해 2020~2023년에 걸쳐 1만1923개체를 AI에 학습시키는 등 공을 들였다.
질병청은 AI-DMS를 활용해 2030년까지 말라리아 퇴치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는 말라리아 1차 퇴치를 달성한 바 있지만, 1993년 재발생 이후 현재 매년 500~600명 수준의 환자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북한과 밀접한 경기 파주·김포 등에 발생률이 높은 만큼 지자체·군(軍)·지역 의사회 등과 협업 체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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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구 질병청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은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으로 조기 진단·치료로 환자와 매개 모기 간의 전파 고리를 차단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여름철 발열, 오한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보건소, 병원 등 가까운 의료 기관을 방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기후변화에 따라 매개 모기의 서식 범위가 넓어지고 발생 시기가 앞당겨지는 등 과거와 다른 감염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사후 대응 방식에서 나아가 AI 등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선제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