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범유행 기간 '집콕' 생활과 배달 음식이 일상화하면서 혈관 속 '기름때'가 끼는 병인 고지혈증 환자가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고지혈증 환자는 2017년 약 188만 명에서 2021년에는 약 259만 명으로 38%나 증가했다. 특히 10·20대 젊은 층 환자의 증가 폭은 평균보다 훨씬 높았는데 남성은 92.9% 여성은 무려 105.7%나 증가했다.
고지혈증은 혈액 속 지질(콜레스테롤·중성지방)의 양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상태다. 금식 후 혈액검사를 했을 때 총콜레스테롤 200㎎/㎗ 이상, 중성지방 150㎎/㎗ 이상, 몸에 나쁜 LDL콜레스테롤 160㎎/㎗ 이상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고지혈증으로 진단한다. 단, LDL콜레스테롤은 고혈압 동반 여부나 흡연,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 관상동맥 조기 발병 가족력, 연령 등에 따라 목표 수치는 개인차가 있다.
고지혈증은 고혈압처럼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고지혈증으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면 간혹 심장이나 목 뒷덜미가 찌릿찌릿해지거나 아킬레스건이 볼록해지는 등의 신호가 나타나긴 하지만 대부분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다. 적절한 치료 없이 장기간 방치하다 보면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 되고 혈관이 막히는 동맥경화로 이어진다. 뇌졸중·심근경색·협심증 등 치명적인 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꾸준히 신경 써야 한다.
고지혈증의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식습관이다. 최근 10·20대의 고지혈증 증가는 특히 야식의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치킨과 피자, 라면, 햄버거와 같은 야식 메뉴는 대표적인 고칼로리, 고지방 음식인데다 밥이나 면을 추가하는 등 포화지방산에 탄수화물이 결합한 식습관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쌓게 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야식을 자주 먹으면 아침에는 소화가 안 돼 식욕이 없어지고, 밤에 음식을 찾는 생활이 되풀이된다. 이런 생활패턴이 반복되면 생체시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돼 잠들기 전이나 잠자는 도중에도 음식을 찾는 이른바 '야간 식이 증후군'을 겪을 수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내과 이지은 센터장은 "밤에 열량이 소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잠들기 때문에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고, 고지혈증을 비롯한 혈관질환과 소화기 질환, 역류성 식도염과 기능성 위장장애를 동반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고지혈증을 예방·치료하려면 하루 30분, 주 4회 이상 규칙적으로 조깅·수영·등산 등 유산소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하루 세끼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야식·과식은 금물이다.
독자들의 PICK!
이 센터장은 "식이요법의 핵심은 섭취 열량을 줄이고,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자제하며, 섬유소 섭취를 늘리는 것"이라며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과일·채소·콩류와 등푸른생선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농도를 낮춰 충분히 먹는 게 좋다"고 권했다. 만약 이런 노력에도 혈중 지질농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해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막고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낮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