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 인력난으로 2025년부터 단계적인 의대 정원 확대가 추진되는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전공의 지원율을 공식적으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다. 의사 수 부족을 문제로 삼으면서도 정작 근거가 되는 기피 진료과의 현황 파악에는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4일 복지부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전공의 지원율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며 "지원율이 낮은 진료과나 학회에는 민감한 사항으로 알리기에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복지부로부터 전공의 수련 관련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 중인 대한병원협회 수련환경평가본부 역시 "개별 병원은 물론 전체 전공의 모집률 등 결과 자료는 게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무 과다, 잦은 소송과 낮은 보상 등으로 필수 의료 분야 전공의 지원율은 해마다 줄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는 것이다. 실제 인력난에 응급·입원 진료가 축소되고 있는 소아·청소년 전공의 지원율은 인용 자료 등에 따라 수치가 천차만별이다. 머니투데이가 5~7월 언론에 실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을 확인한 결과 의료 분야 A 전문지는 15.9%라 보도했지만, B 전문지는 25.4%라고 보도해 9.5%나 차이가 났다. 또 다른 C 전문지는 전공의 지원율을 16.6%라고 소개했다.
전공의 지원율이 주무 부처가 아닌 국회의원실이나 병원별 교육 수련 담당자, 학회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수집하다 보니 현황 파악에도 차질이 빚어진다. 윤신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정규·추가 모집 등 전공의 충원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져 지원율도 시시각각 달라질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를 포함해 각 학회가 복지부와 개별적으로 지원율을 공유하고는 있다"고 말했다. 윤 이사는 "복지부에 전공의 지원율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적은 없다"면서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게 문제라고는 보지 않는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정부가 실제 의사가 부족한 게 맞는지, 진료과별 심각성은 어느 정도인지를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전공의 지원율을 공개하지 않는 건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환자와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사 확충 방안을 논의한다면서도 정작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의사 눈치를 보는 상황에 대한 우려감도 상당하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인기·기피 과를 수치화해 공개하면 전공의나 의사들이 당장 지원을 확대하라는 근거로 삼을 수 있는데 이걸 걱정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