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먹고 암 완치" 환자 혹한 영상, 알고 보니…한방·요양병원 홍보?

"버섯 먹고 암 완치" 환자 혹한 영상, 알고 보니…한방·요양병원 홍보?

정심교 기자
2024.11.20 18:08

대한종양내과학회, 유튜브 암 콘텐츠 정보 효용성 분석 결과 공개

(왼쪽부터)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상철 홍보위원장과 최원영 홍보위원이 20일 대한종양내과학회가 연 기자간담회에서 유튜브 암 콘텐츠 분석 결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사진=정심교 기자
(왼쪽부터)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상철 홍보위원장과 최원영 홍보위원이 20일 대한종양내과학회가 연 기자간담회에서 유튜브 암 콘텐츠 분석 결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사진=정심교 기자

암을 진단받았거나 치료 중인 환자 상당수가 유튜브에서 암 관련 정보를 얻는다. 그런데 이런 유튜브 속 암 관련 영상물 10개 중 3개 이상은 병원·제품 광고홍보성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전문성과 신뢰도가 떨어질 확률이 크다는 암 전문의들의 분석이 나왔다. 이런 영상 중엔 암 정보를 쭉 제공하다가 버섯추출물을 먹으면 낫는다는 결말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20일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제7회 항암치료의 날'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튜브 암 콘텐츠 정보 효용성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10건 중 3건 이상(34.8%)은 광고홍보성 영상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암 전문의들이 이들 콘텐츠의 신뢰도·정확성 등 품질을 평가했더니 병원 홍보성 콘텐츠가 아닌 순수 정보성 영상물의 품질은 5점 만점 중 4.24~4.29점으로 높았지만, 병원 홍보성 영상물의 품질은 3.56점으로 낮았다.

연구를 위해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암 환자들에게 설문 조사해 선정한 암 관련 키워드 10개(재활·통합·극복·완치·관리·증상·이유·예방·항암제·효과)가 포함된 콘텐츠를 선정했다. 키워드별 상위 노출 영상 50개씩을 수집했고, 중복된 영상을 제외한 총 491개 영상 콘텐츠가 분석 대상이 됐다. 유경한 전북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윤호영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 교수가 분석 전문가로 참여했다.

이 학회 최원영 홍보위원(국립암센터 혈액종액내과 교수)은 "물론 홍보성 내용이 담겨 있더라도 정확한 정보가 들어있는 경우도 있고, 홍보성 내용이 있다고 다 문제 있는 영상이라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신뢰도 떨어지는 정보가 홍보성 내용의 콘텐츠에서 담겨있는 경향이 있었다. 참고해서 비판적으로 시청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암 관련 유튜브 영상 속 출연자의 소속을 분석했더니 대형종합병원(국립암센터 포함)이 50.1%로 가장 많았고, 개인병원(15.6%), 소속이 없거나 불분명한 경우(13.6%), 의사가 아닌 보건·의료전문가 순으로 많았다. 최원영 홍보위원은 "출연자 소속 가운데 한방·요양병원 소속은 4.1%로, 예상 외로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원영 홍보위원은 이날 암 전문의들이 인정하는 신뢰도 높은 유튜브 채널 3가지를 소개했다. 이 학회의 '그 암이 알고 싶다'와 한국혈액암협회, 국가암정보센터가 운영하는 채널이 그것이다./사진=정심교 기자
최원영 홍보위원은 이날 암 전문의들이 인정하는 신뢰도 높은 유튜브 채널 3가지를 소개했다. 이 학회의 '그 암이 알고 싶다'와 한국혈액암협회, 국가암정보센터가 운영하는 채널이 그것이다./사진=정심교 기자

주목할 점은 한방·요양병원, 중소 개인병원이 운영하는 암 관련 유튜브 채널 수는 대형병원이나 정부·공공기관·환자단체보다 유튜브 채널 수 자체는 적었지만, 광고홍보성 콘텐츠 비율이 매우 높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한방·요양병원 관련 콘텐츠의 85.7%, 중소 개인병원 콘텐츠의 89.9%가 광고홍보성 콘텐츠에 해당했다.

또 특정 채널에서만 동영상을 반복 시청할 경우 광고홍보성 내용의 노출 빈도가 더 높아졌다. 이 밖에도 ▲출연 인물의 소속이 불분명하거나 중소 개인병원인 경우 ▲콘텐츠 내용이 진단·증상과 관련된 경우 ▲암 환자의 식이·생활 습관 개선을 처방으로 제시하는 경우에도 광고홍보성 콘텐츠에 노출 확률이 높았다.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가 적을수록 광고홍보성 영상이 많은 경향을 보였다. 구독자 수 10만명 이하인 채널은 광고홍보성 내용이 콘텐츠에 포함될 확률은 53.5%로, 10만~100만명(34.7%), 100만명 이상 규모의 채널(4.5%)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최원영 교수는 "많은 암 환자가 암에 대한 두려움과 막막함때문에 암 관련 양질의 정보를 얻으려는 수요가 높고, 유튜브 채널을 많이 활용한다"며 "의학 정보를 찾을 때 광고홍보성 내용인지 비판적으로 봐야 한다. 암을 진료는 종양내과 의료진이 출연한 콘텐츠를 먼저 찾아보는 방법도 신뢰할 만한 정보를 찾는 데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병원에서 줄곧 치료받던 암 환자가 유튜브의 잘못된 정보에 빠져 치료를 쉬거나 의사와 상의하지 않은 채 대체의학 요법을 병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이상철 홍보위원회 위원장(순천향대 천안병원 종양혈액내과)은 "진료실에서 암환자들로부터 고용량 비타민 요법, 온열치료 등 특정 대체의학 요법에 대해 해도 되는지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유튜브의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주치의 모르게 대체의료를 병행하는 환자도 적잖다"고 밝혔다.

이날 학회는 '암 전문의'인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단순히 '외과 전문의'보다는 외과 중에서도 암을 전문적으로 보는 외과(유방외과, 간담췌외과 등)인지, 출연한 의사가 소속을 밝히면서 전문 분야를 소개하는지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학회는 "신경외과 의사가 암에 대해 언급하려면 뇌종양에 한해야 하지만, 모든 암에 관해 이야기한다면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라며 "의사 스스로 직접 진료하는 질병에 관해서만 이야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종양내과학회 박준오 이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암 환우가 출처 불분명한 정보가 쏟아지는 유튜브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얻고 있다"며 "그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학회 차원에서 분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종양내과학회 박준오 이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암 환우가 출처 불분명한 정보가 쏟아지는 유튜브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얻고 있다"며 "그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학회 차원에서 분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대한종양내과학회
Tip. 걸러내면 좋은 암 관련 유튜브 채널

-광고홍보성 콘텐츠가 담긴 경우

-출연진이 암 전문가가 아니거나 소속 불분명

-'전문의'라고만 밝히거나, 자신의 진료 분야와 다른 부위의 암을 설명할 경우

-식이습관이나 생활습관 개선을 소재로 다룬 경우

-구독자 수가 적은 채널

-'보건정보패널' 인증이 없는 채널

도움말=대한종양내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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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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