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이어폰의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외부 소음을 차단해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인데요. 과연 귀 건강엔 어떨까요? 일반적으로 노이즈캔슬링 기능은 시끄러운 환경 속에서 소음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노이즈캔슬링 기능에 의존해 주변 소음을 이겨내고 음악에 더 집중하기 위해 소리를 크게 과다하게 키운 채 사용하면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소음성 난청은 총성·폭발음 같은 큰 소리를 들었을 때만 생기는 게 아니라, 좀 커다란 소음에 일정 기간 노출돼도 생길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말소리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사오정'이라고 놀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귀에서 옹알거리는 소리가 나고,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며 어지러움·전신피로·수면장애·불안감·고혈압·소화장애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차도를 걷거나 바깥소리를 들어야 할 때, 귀속에 이어폰을 끼워넣기 싫을 때 선호하는 이어폰이 골전도 이어폰입니다. 그런데 시끄러운 곳에서 골전도이어폰을 사용하면 일반 이어폰보다 귀를 더 자극해 귀 건강에는 오히려 더 해로울 수 있습니다. 왜냐면 골전도 이어폰은 외부 소음이 차단되지 않아, 음악과 소음이 귀에 같이 들어오므로 같은 크기의 음악 소리를 듣기 위해 일반 이어폰보다 좀 더 큰 자극이 필요해서입니다.
이어폰은 소리를 고막에 직접 전달하고, 반사되는 소리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다시 증폭되므로 더 큰 소리가 달팽이관에 전달될 수밖에 없어 귀를 자극합니다. 이런 이어폰의 볼륨은 최대 100㏈(데시벨)까지 올라가는데, 일상적으로 대화하는 소리(60㏈), 차량이 붐빌 때의 교통 소음(75~80㏈), 지하철(80㏈), 공장 소음(90㏈)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 땐 자신이 들을 수 있는 최대 볼륨의 50% 정도까지만 볼륨을 설정하는 게 안전합니다. 음악을 2시간 이상 장시간 들으려 한다면 40분마다 10분씩 이어폰을 뺀 채 휴식기를 가져 귀가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게 좋습니다. 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해 빨리 이비인후과를 찾아 검사받은 후 스테로이드 약물을 써야 합니다.
글=정심교 기자 [email protected], 도움말=박무균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