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179)

외부 기고자 - 엄상현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
한바탕 폭설이 내린 날 눈길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은 신모(78)씨는 며칠 동안 엉덩이 부근에 통증이 계속됐다. 걷거나 움직일 때 골반 쪽에 불편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신 씨는 '고관절 골절'로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추위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으며 빙판길 낙상 사고 위험이 커졌다.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에는 관절이 뻣뻣해지고 두꺼운 외투 탓에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낙상 사고가 더 자주 발생한다. 노년층의 경우 낙상으로 인해 고관절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데, 고관절 골절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1년 내 25%, 2년 내 70%로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관절 골절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4만1809명으로, 월별로는 11월과 12월에 환자가 가장 많았다. 전체 환자의 81.4%가 70~80대 고령층이다. 노년층의 경우 겨울이 되면 낙상으로 인한 골절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고관절 골절은 허벅지와 골반 부위를 잇는 부위의 뼈가 부러지는 것이다. 60대 이후부터는 골다공증과 근감소증이 진행돼 교통사고나 추락 등이 아니더라도 길에서 미끄러지거나 침대에서 떨어지는 정도의 가벼운 외상만으로도 쉽게 고관절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 이후 골다공증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남성보다 골절 위험도 높은 편이다.
노인들의 낙상은 사망으로 연결될 수 있을 정도로 큰 문제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 부러진 뼈를 고정하거나 고정술이 불가능한 골절인 경우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피하다. 수술하지 않고 장기간 침상에 누워 있게 되면 욕창, 폐렴, 근육 위축 등과 하지정맥 혈전으로 인한 폐색전증, 뇌졸중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연결될 수 있다. 또 사망에는 이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60∼70%는 이전과 같은 몸 상태로 완전히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어 낙상 사고가 발생했다면 이른 시일 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노인 고관절 골절은 치료가 빠를수록 합병증 발생과 사망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겨울철 노인 골절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눈이 많이 내리거나 길이 얼어 미끄러운 날에는 가능한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 예방이 중요하므로 평소 칼슘과 단백질, 비타민 D 등을 잘 챙겨 먹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근력과 관절 기능, 민첩성과 균형감을 기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골밀도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이 진단 된다면 적절한 치료제를 처방받아 투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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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외출해야 한다면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착용하고 평소보다 보폭을 10~20% 줄여 걷는 것이 좋다. 또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거나 움츠리고 걷는 행동은 균형을 잃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하며 지팡이를 활용하는 것도 추천된다. 낙상 사고가 발생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