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490,000원 ▲3,000 +0.62%)그룹 경영권 분쟁이 1년 가까이 지속되는 가운데, 오늘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승패의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대치 중인 4자연합(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킬링턴 유한회사)과 형제(한미사이언스(39,000원 ▼350 -0.89%) 임종윤 이사·임종훈 대표) 측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해임안 등을 두고 다시 표 대결에 나선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임시주총을 연다. 안건으로는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측이 제안한 △박재현 사내이사(한미약품 대표) 해임 건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한양정밀 회장) 해임 건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신규이사 선임 건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의 신규이사 선임 건이 상정돼 있다.
관건은 박 대표와 신 회장의 해임 여부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 이사 수는 총 10명으로 4자연합 측 6명·형제 측 4명으로 나뉘는데, 형제 측은 4자연합 측 박 대표와 신 회장을 해임하고 우군인 박준석 부사장과 장영길 대표를 이사회에 진입시켜 6대4 구도로 뒤집으려 하고 있다. 지난달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모녀 측이 시도한 것과 같은 전략이다. 당시엔 이사 수를 늘리는 정관변경 건이 부결되며 신동국 회장만 이사회에 입성, 구도가 5대5로 재편된 바 있다.
현재 한미약품 지분율은 한미사이언스가 41.42%로 최대주주로 있다. 이어 국민연금 10.1%, 신 회장 7.72%, 한양정밀 1.42%, 소액주주 약 39%로 파악된다. 이 상황에서 임종훈 대표의 한미사이언스 의결권 행사는 예정대로 가능해졌다. 전날(17일) 수원지방법원은 4자연합 측이 지난 3일 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1인 의사에 따른 의결권 행사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0%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인 만큼, 임 대표가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단독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그러나 이사 해임안의 경우 출석 주주 3분의2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 결의'안인 만큼 가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에 이어 지난 13일 국민연금도 이번 주총 안건 모두에 반대 의견을 내면서 해임안 통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액주주 표심의 향방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형제간 소통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앞서 지난 13일 임 이사가 한미약품 임시주총 철회를 제안했는데, 해당 내용에 대해 임 대표와 구체적 논의가 없었단 것이다. 이와 관련 형제 측 관계자는 "형제끼리 소통이 없단 건 사실이 아니며 사전에 (임시주총 철회 제안) 대화가 오갔다"면서도 "다만 소통 도중에 임 이사 측에서 먼저 목소리를 낸 건 맞다"고 설명했다. 임 이사의 주총 철회 제안을 두고는 상속세와 주식담보대출 납부 부담이 겹친 만큼 4자연합 측과 협상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주총 철회 제안 관련 한미약품 측은 "해당 제안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결과와 국민연금 결정 전 이미 나왔어야 한다"며 "무차별 고소·고발 등 회사를 혼돈에 빠뜨린 것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반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