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되는 진료정보 교류 서비스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보호자들이 진료비 수납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02/2025022114560645885_1.jpg)
병원을 옮길 때 각종 진료기록을 떼고, 영상 CD를 복사해 가져가는 건 안 그래도 힘든 환자를 고단하게 만든다. 긴 대기 시간과 발급 비용, 자료 분실에 대한 우려에 환자와 보호자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진다. 방사선 피폭 우려에 더해 최근 조영제 사용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키운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찍는 MRI, CT 촬영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진료정보 교류 서비스'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21일 한국보건의료정보원(보정원)에 따르면 진료정보 교류 서비스는 환자 동의 후 전자의무기록(EMR )과 MRI 등 영상 기록을 진료받은 병·의원에서 다른 의료기관에 전자적으로 공유해주는 서비스다. 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마다 번거롭게 진료기록 사본이나 의료영상 CD를 직접 챙길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무료로 전송돼 서류 등 자료 발급에 드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의료기관 대 의료기관으로 자료를 전송·수신하면 진료 과정은 더 신속하고, 정확해진다. 보정원이 공개한 '2024년 진료정보 교류 사업 우수사례집'에 한 유방암 환자 사례가 실렸다. 이 환자는 A병원에서 검사 후 유방암을 진단받고 서울대병원에 전원 의뢰됐다. A병원은 환자의 진료 의뢰서, 영상 자료를 진료정보 교류 시스템을 통해 '종이 없이' 보냈다. 서울대병원은 이를 당일 확인해 환자와 전화상담을 거쳐 예약을 잡고 주치의에게 의뢰서와 영상을 공유해 10일 만에 실제 진료를 시행했다.

수술 전 선행 항암치료를 해야 한다는 의사의 판단에 한 달여 뒤부터 A씨는 항암 치료를 시작했다. 유방암 수술을 마친 후 추가 항암치료는 체력적,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연고지 병원에서 진행하기로 했는데 이때도 서울대병원은 해당 지역의 B종합병원에 진료정보 교류 시스템을 통해 회송서, 검사 결과 등을 보냈다. 서울대병원은 B종합병원의 진료 결과도 이 시스템을 통해 공유받아 원내 전산에 등록, 향후 진료 시 활용할 방침이다.
올해 1월 기준 진료정보 교류는 9560곳, 영상정보 교류는 515곳의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이미 1만여곳의 의원,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요양병원이 환자 동의 후 의무기록을 전자 공유하는 게 가능한 것이다. 보건복지부 '마이차트' 사이트에서 참여병원 찾기를 통해 해당 의료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전원 시 진료기록을 전송해달라고 요청하면 의료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에 응하도록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환자 편의성은 한층 향상됐다.

환자뿐 아니라 병원 입장에서도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원 의뢰 시 '종이'가 필요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업무가 상당히 경감된다"며 "진료를 봐야 하는데 의뢰서와 영상을 안 가져왔다는 환자가 하루에도 여러 명인데 진료정보 교류로 조회 후 빠른 대처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고 흡족해했다. 협력 기관 간 진료 의뢰·회송 시범사업에 따라 의뢰 시 최대 3만8000원, 회송 시 입원·외래 등 방식에 따라 최대 5만8000원의 수가를 지급받을 수 있어 경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진료정보 교류가 가능한 의료기관이 전체 10곳 중 1곳 정도에 불과하고 영상 정보 교류는 이보다 더 적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영상정보 교류 의료기관은 영상 정보의 발신과 수신, 저장이 가능하지만 영상정보 교류 시스템 없이 진료정보 교류 시스템만 갖춘 곳은 영상 정보의 수신만 가능하다. 양쪽 의료기관에 영상정보 교류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 저장 후 비교 판독이 안 돼 영상을 전송해도 별도로 영상 CD를 가져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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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 따른 진료 의뢰·회송 수가 개편 △의료법 개정 △환자의 관심 증대 등으로 참여 의료기관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보정원은 올해 대국민 편의성 제고를 위해 진료 정보와 영상정보 교류 참여 의료기관을 각각 700곳, 100곳 확충할 방침이다.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을 국가 재정으로 지원해 참여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염민섭 한국보건의료정보원장은 "진료정보 교류 사업은 의료기관 간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 진료 이력을 참조해 진료 연속성을 강화하고, 중복 진료·처방을 최소화해 의료비를 절감하는 등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한다"며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 강화를 촉진하는 만큼 국민인식 제고와 서비스 신뢰도를 향상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