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 입대하더니 "18개월 현역병이 더 좋아"…법률자문 끝냈다

사직 전공의 입대하더니 "18개월 현역병이 더 좋아"…법률자문 끝냈다

박정렬 기자
2025.03.27 17:02

"현역병 복부" 벌칙이 '꿀조항' 둔갑…공보의 0명, 현실되나?

[담양=뉴시스] 박기웅 기자 = 27일 오전 전남 담양군 한 마을 보건지소 진료실이 공중보건의 부재로 불이 꺼진 채 비어있다.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공공의료 공백이 심각한 가운데 전남지역 공중보건의 45명이 차출돼 농어촌 의료시스템 붕괴가 우려된다. 2024.03.27. pboxer@newsis.com /사진=박기웅
[담양=뉴시스] 박기웅 기자 = 27일 오전 전남 담양군 한 마을 보건지소 진료실이 공중보건의 부재로 불이 꺼진 채 비어있다.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공공의료 공백이 심각한 가운데 전남지역 공중보건의 45명이 차출돼 농어촌 의료시스템 붕괴가 우려된다. 2024.03.27. [email protected] /사진=박기웅

이번 달 입대한 사직 전공의 등 공중보건의사(공보의) 배치 예정자들이 직무교육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직무교육에 응하지 않으면 공보의 신분을 상실하고 현역병으로 입영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차라리 현역 복무를 하겠다는 것이다. 일부 공보의 예정자들은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에 법률자문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직무교육 불참 시 현역병 전환

27일 보건복지부와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입대한 공보의 248명 중 대다수는 현재 직무교육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통상적으로 공보의는 훈련소 입소 전 직무 교육, 시도배치 공고가 나온다. 이 후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그 다음주에 실제 직무교육과 함께 각 지역으로 배치가 이뤄진다.

직무교육은 연차마다 1회, 1일 이뤄진다. 행정 처리 방법, 응급상황 대응 방안 등을 폭넓게 배운다. 배치되는 시·도나 복지부가 교육을 시행할 수 있는데 10년 넘게 복지부가 직접 해왔다. 이성환 대한공보의협의회(대공협) 회장은 "임기제 공무원으로 대체 복무를 하는 공보의에게는 직무교육이 매우 중요하고, 그렇기에 복지부가 직접 담당한 것"이라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 옆을 지나가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 옆을 지나가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하지만, 올해는 의정갈등으로 이런 타임라인이 틀어지면서 공보의가 훈련소 입소 전 직무교육, 지역 배치 공고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복지부가 훈련소에 입소한 공보의들에게 배치를 희망하는 시·도를 지난 25일 조사하려 했지만 공보의들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무교육도 받지 않겠다고 하는 공보의도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무교육에 불참한 공보의는 법령상 현역 복무를 해야한다. 병역법 제35조에 따르면 △공보의가 직무교육명령에 응하지 않으면 복지부 장관은 병무청장에 통보하고 △병무청장은 직무교육 불참자를 편입 취소하며 △편입 취소자 남은 복무기간이 6개월 이상의 경우 현역병으로 입영해야 한다. 일종의 '벌칙'인데 지금 공보의에게는 정반대로 받아들여진다. 공보의가 섬이나 농어촌 등 오지의 보건소에서 36개월간 일하는 것과 달리 현역병은 복무 기간이 절반(18개월)으로 짧아 오히려 더 선호한다.

"현역병 입영은 강행 규정" 법률 자문도 구해

대공협에 따르면 지난해 공보의 255명 중 5명이 직무교육 불참(질병 원인 1명 포함)을 이유로 현역병으로 전환됐다. 이런 사실이 올해 공보의로 입영해야 하는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 돌았고, 이 중 한명은 입대 전 법무법인에 자문을 구해 "문제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까지 받았다.

/사진=독자 제공
/사진=독자 제공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병역법상 공중보건의사 후보생의 복무 방식 선택과 현역병 전환 가능성'이란 제목의 이 보고서를 보면 법조계는 실제 직무교육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참하면 복지부가 병무청에 알리고, 병무청은 검토 후 편입을 취소하는 '의무적 처분'을 내려야한다. 해당 보고서는 "(직무교육에 불참에 따르) 현역병 입영은 예외없는 강행규정"이라며 "병무청은 회피할 수 없다. 시행령 개정은 시간상 불가능에 가까우며 소급적용은 위헌 소지가 매우 크다"고 밝히고 있다.

복지부 "온라인 교육 대체" 혼란은 이어질 듯

공보의의 직무교육 불참은 지역 의료공백과 직결되는 문제다. 복지부가 올해 공보의 배치 희망지 조사를 훈련소에서, 직무교육보다 먼저 진행한 것도 현역병 전환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올해 직무교육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직무교육 불참을 악용해 현역으로 전환된 사례가 있어 올해는 온라인 교육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복지부는 "온라인 교육 불참이나 거부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보의들의 온라인 교육 이수 여부를 애초에 확인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복지부가 공보의가 '교육 불참' 의사를 표현하기 어렵게 해 복무를 강제할 경우 공보의들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존재해 지역 의료 등의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복지부는 공보의의 현역병 전환 시 대책에 대해 "다각적으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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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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