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발생 이끈 돌연변이 유전자, 한국 의료진이 찾았다

두경부암 발생 이끈 돌연변이 유전자, 한국 의료진이 찾았다

정심교 기자
2025.04.15 11:39

세계 최초 3차원 두경부 전암 오가노이드로 암 발현 과정 살펴

 연구진이 개발한 3차원 두경부 전암 오가노이드 모델. △일반 광학현미경으로 촬영한 세포(A) △푸른 형광물질로 염색한 세포핵(B) △세포 증식을 나타내는 단백질을 염색한 것(C) △A·B·C 이미지를 하나로 병합한 것(D). /사진=해당 논문
연구진이 개발한 3차원 두경부 전암 오가노이드 모델. △일반 광학현미경으로 촬영한 세포(A) △푸른 형광물질로 염색한 세포핵(B) △세포 증식을 나타내는 단백질을 염색한 것(C) △A·B·C 이미지를 하나로 병합한 것(D). /사진=해당 논문

뇌 아래부터 쇄골 위쪽까지의 부위인 '두경부'는 먹고, 말하고, 숨쉬는 등 인체의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여기에 생긴 암이 두경부암이다. 최근 흡연, 음주, 무분별한 성생활 등으로 두경부암을 진단받는 환자가 급증한 가운데, 두경부암 발생을 이끄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두경부암 '초기' 형성에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치료 반응이 좋지 않아 불량한 예후를 보였던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소중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박영민 교수팀은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두경부암 발생 전 단계 병변(전암 병소)을 실제와 같이 구현한 '3차원 오가노이드 모델 3차원 오가노이드(Organoid) 모델(줄기세포를 이용해 체외에서 작은 장기처럼 배양한 세포 구조물로, 몸속 장기가 수행하는 기능·구조를 비슷하게 만든 작은 입체 조직)'을 개발하고, 두경부암 초기 발생에 중추적으로 관여하는 유전자 역할을 알아냈다고 15일 밝혔다.

박영민 교수팀은 미국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두경부센터 Dechen Lin 교수 및 남제현 박사 등과 공동 연구팀을 꾸려 편평상피세포암종의 전암단계에서 침습성 암으로 진행에 관여하는 주요 유전자 역할을 면밀하게 관찰했다.

편평상피세포암종은 상부소화기도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암종이다. 주변 조직으로 공격적으로 침습해 림프절 전이를 잘 일으키고, 표준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아 치료 결과도 좋지 않다. 그중에서도 두경부암은 음식 섭취와 언어 구사에 관여하는 인체 부위에 발생하기에 치료가 어렵고 해당 부위를 소실하면 삶의 질이 급격하게 낮아진다. 두경부암이 발생할 조짐이 보이는 병소를 빠르게 찾아 예방하는 게 이상적이나 안타깝게도 두경부암이 발생하기 전 전암 병변의 치료 방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두경부암 조기 발생 과정의 기전을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연구팀은 편평상피세포 암 환자 72명으로부터 323개의 다중 영역 종양 샘플을 추출해 분석했다. 그 결과, 'MLL3 유전자 돌연변이'가 초기 편평 상피가 신생물로 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양성 편평상피가 이형성(dysplasia) 과정을 거쳐 기저막을 뚫고 주변 조직으로 침범하는 침습성 편평세포암(SCC)으로 발달하는 과정을 재현하기 위한 오가노이드 모델 제작에 돌입했다. 인간과 쥐 구강 조직에서 정상 편평 상피를 추출해 세계 최초로 3차원 편평상피 오가노이드 모델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유전자 가u위(CRISPR)'라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를 배제하거나 이종(異種) 유전자 결합을 시행한 오가노이드 모델로 구성했다.

완성된 오가노이드 배양을 통해 연구팀은 MLL3 유전자 돌연변이가 초기 편평 상피가 신생물로 진화하는데 주요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 MLL3 유전자 돌연변이는 편평상피세포 종양 초기 형성 과정에서 변이로 인해 기능을 잃어, 암 발생을 촉진한다.

연구팀은 후생유전학적으로 'MLL3/GRHL2' 단백질 복합체가 인핸서(enhancer)라는 유전체 조절 부위에 작용해 항종양 면역 기능을 조절해 종양 내 림프구 침윤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박영민 교수와 남제현 박사는 "MLL3' 유전자 돌연변이가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면역항암제 효과를 낮추는 기전을 동물 모델로 규명함으로써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 생존율을 높이고 새로운 면역 기반 치료제 개발에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 연구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논문은 면역학·세포생물학 기초·중개 연구 분야 SCIE 학술지인 『실험 의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최신호에 'MLL3/GRLH2의 편평상피세포암의 암 발생 및 항종양 면역 조절 기전 규명(The MLL3/GRHL2 complex regulates malignant transformation and anti-tumor immunity in squamous cancer)'이란 제목으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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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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