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우리가 한국에서 정말 흥미로운 연구를 하고 있는 회사나 학자를 찾으면, 중국과 미국, 혹은 영국에서 주요 투자자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회사를 설립할 수 있습니다."
돈미엔 렁 애브비 벤처스 이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페어먼트 앰버서더 호텔에서 열린 '2025 KDDF 글로벌 바이오텍 쇼케이스'의 첫 번째 세션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이번 행사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가 주최했으며, 벤처캐피탈(VC)과 국내 신약개발사가 직접 만나 협력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등 국내 신약개발의 가속화를 위해 마련됐다.
이날 오전에 진행된 첫 번째 세션의 주제는 '미국, 중국, 영국, 한국 간의 뉴코(NewCo) 창업'으로, 데릭 윤 솔라스타 벤처스 CEO(최고경영자)가 좌장을 맡아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돈미엔 렁 애브비 벤처스 이사, 디온 고바야시 매스 제너럴 브링엄 이노베이션 부문 파트너, 치우송 탕 로슈 액셀러레이터 헤드가 패널로 참석했다.
뉴코란 특정한 자산(에셋), 기술 등을 중심으로 별도의 회사를 세워 신약이나 기술 등을 상용화하는 방식이다. 중국 제약사들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활용하는 전략 중 하나로, 일반적인 기술이전(L/O)과 달리 원 개발사가 새로 설립되는 회사의 지분을 일부 확보할 수 있다. 일종의 지분 참여형 협력인 셈이다.
돈미엔 렁 애브비 벤처스 이사는 편두통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는 한 덴마크 연구자의 예시를 들어 뉴코의 설립 개념과 목적을 설명했다. 자금이 필요한 연구팀과 자사가 연구 중인 분야에서 새로운 매커니즘을 찾는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의 니즈가 맞아 떨어질 때, 새로운 회사를 함께 설립해 신약 연구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을 소개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편두통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관련된 여러 제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편두통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편두통 분야를 연구 중인 그들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정말 도움이 필요했다"며 "우리가 한 일은 시드투자를 해줄 주요 투자자를 찾아 회사를 설립하고 연구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계는 덴마크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주요 투자자는 파리에 있고 저희는 영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글로벌화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치우송 탕 로슈 액셀러레이터 헤드는 중국 힐하우스 캐피탈과 회사를 공동 설립한 경험을 소개하며 플랫폼 기술이 뉴코 설립에 특히 적합한 아이템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2년 전에 힐하우스와 협력해 단백질체학을 연구하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며 "우리는 교수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이 이론뿐 아니라 진단 분야로도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잠재돼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플랫폼 기술의 경우 투자자들의 폭넓은 관심을 끌 수 있고, 다국적 기업들도 이미 관심을 가질 수 있어 뉴코를 설립하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뉴코는 검증의 한 형태로서 많은 부분을 더 쉽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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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투자 환경에서 아시아 바이오텍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조명됐다. 실제로 올해로 3회를 맞은 이번 행사엔 총 67명의 국내외 VC, CVC 투자자가 참여하며 행사 규모가 대폭 커졌다.
디온 고바야시 매스 제너럴 브링엄 이노베이션 부문 파트너는 "보스톤에서 그들의 펀드에 소개할 수 있는 연결성을 가진 딜(거래)을 찾기 위해 최소한의 지역적인 범위를 구축하려고 노력하는 파트너십들에 대해 점점 더 많이 듣고 있다"며 "아시아 어딘가에 소규모 사무실을 설립해 이를 실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곳이 4~5곳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아시아로부터 에셋이 유입되는 것이 전세계적으로 현실이 돼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한국 바이오텍이 미국과 한국의 비즈니스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데릭 윤 솔라스타 벤처스 CEO는 "한국과 미국의 바이오텍을 비교해보면 넓은 의미에서의 역학 관계가 상당히 다르다"며 "미국에서는 투자자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사회의 일부가 되지만 한국의 바이오텍은 창업자 주도형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바이오텍은 창업자가 회사 경영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고 투자자들은 수동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것처럼 앉아 있지만 미국 기반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조달하는 경우 완전히 달라진다"며 "미국의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