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도 신약 확보에 14조 빅딜 'COPD'…국내사는 틈새 공략으로 차별화

머크도 신약 확보에 14조 빅딜 'COPD'…국내사는 틈새 공략으로 차별화

정기종 기자
2025.07.14 16:50

'오투베이어' 보유한 베르나파마 100억달러에 인수…'키트루다' 후속 동력 중 하나로 낙점
높은 개발 난이도 속 고령층 빈발에 미충족 수요 여전…2034년 시장 규모 45.6조원 전망
한국유나이티드, 순수 국산 기술 첫 상품화…에이치이엠파마, 세계 최초 마이크로바이옴 활용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신약 확보를 위해 100억달러(약 13조8000억원)를 투입한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 행보에 관련 치료제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아직 명확한 타깃 치료가 불가능한데다, 고령에 빈발하는 특성상 치료제 수요가 나날이 높아지는 분야다. 글로벌사 흡입제가 주를 이루는 시장의 꾸준한 성장 속 후발 주자인 국내사 역시 순수 국산 기술 상품화와 신규 기전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중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머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COPD 신약 '오투베이어'를 보유한 베로나파마를 100억달러 규모에 인수했다. 올 들어 성사된 전세계 바이오 인수합병(M&A) 중 두번째 규모의 거래로 COPD 신약 가치를 잘 보여준 거래라는 평가다.

오투베이어는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은 성인 COPD 환자 유지치료용 흡입제다. 15년 만에 등장한 COPD 단독 신약으로, 기존 치료제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신규 치료 옵션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세계 1위 매출 의약품 '키트루다'를 보유한 머크가 키트루다 특허 만료(2028년) 이후를 대비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오투베이어를 선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COPD는 다양한 환경적·유전적 요인에 기도와 폐포에 염증이 반복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발병에 따라 폐조직이 파괴되고 기도는 좁아져 폐기능이 점차 저하된다. 현재 COPD 치료제의 주류는 GSK '트렐레지 엘립타'로 대표되는 기기 기반 흡입제다. 트렐레지 엘립타는 지난해 약 4조8000억원 규모의 매출액을 거두는 대형 품목이다.

이밖에 노바티스와 베링거인겔하임, 다케다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도 유사한 형태의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사노피·리제네론의 피하주사제 '듀피젠트가' COPD 적응증을 획득하며, 최초의 피하주사 제형에 이름을 올렸다. 무려 10년 만의 생물학적 제제 허가로 해당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사 도전이 여전히 이어지는 중이다.

COPD 신규 치료제가 쉽게 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만성 기관지염, 폐기종, 염증 및 구조손상 등에 의한 복합적 병태 생리군인 질환 특성이다. 환자마다 발현 형태와 진행 상황 차이가 심해 단일 신약이 모든 환자에게 같은 효과를 내기 어렵고, 명확한 타깃 설정 난이도도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 특성상 많은 임상 비용과 기간이 필요하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 치료제가 주를 이루는 이유다. 특히 치료제 핵심인 흡입기를 미세한 단위로 기관지에 분사하도록 설계해야 하는 만큼, 여력이 부족한 국내사들은 아직 이렇다 할 흡입형 치료제를 내놓지 못한 상태다.

다만 여전한 미충족 수요의 시장은 국내사에도 매력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레지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200억1000만달러(약 27조6100억원)이었던 COPD 치료제 시장 규모는 연 평균 5.14%씩 성장해 2034년 330억3000만달러(약 45조57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때문에 후발주자인 국내사 역시 신규 시장 창출로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19,790원 ▼50 -0.25%)은 오는 4분기 자체 상품화 한 흡입제 출시를 목표 중이다. 앞서 한미약품과 대원제약 역시 흡입제 제네릭(복제약) 국내 허가를 획득했지만, 기기는 외산에 의존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COPD 자체 생산 설비와 기술을 확보해 투자를 단행, 흡입기기에 필요한 파우더 충전기와 무인자동조립 시스템 개발 및 설비 구축을 완료했다. 연내 국내 최초로 자체 상품화 한 제네릭을 우선 출시 후, 향후 개량신약으로 제품군을 다양화 한다는 목표다.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에이치이엠파마(64,500원 ▼3,400 -5.01%)는 세계 최초의 미생물 제제 방식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지난 2023년 이를 목표로 한 정부과제로 선정돼 3년차를 맞은 현재 전임상을 마치고 서울아산병원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요셉 에이치이엠파마 대표는 "COPD가 유전적 차이보다는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생태계) 차이가 크다는 것을 확인했고, 잘 안걸리는 분들의 장내 미생물을 쥐에 이식해 봤더니 쥐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를 기반으로 내년 국내·미국 2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기존 치료제와의 병용 요법에서 특히 효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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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정기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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