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제약 가격, 영국·독일의 2.1배에 미국보다 비싸
"복제약 가격 재조정하고 신약·R&D 비용 투입되도록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한국의 복제약 가격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비싼 것으로 나타나며 약가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복제약 가격은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되 이를 통해 절감된 비용은 신약과 연구개발(R&D), 원료의약품 국내 자급도 제고 등에 쓰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16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약가 참조 해외 주요국(A8) 제네릭(복제약) 약가 수준 비교'(캐나다 연방정부 약가검토위원회의 2022년 보고서 기준)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복제약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의 복제약 가격은 1.5배에 달하는 1.5 수준이다. 한국 포함 9개 국가 중 스위스(1.95)를 제외하고 한국 복제약값이 가장 비싸다. 가격이 가장 낮은 영국·독일(0.73)에 비하면 한국의 복제약 가격은 2.1배에 이른다.
이에 약가 제도 변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윤 의원은 본지에 "우리나라가 제네릭(복제약) 약가를 높게 잡아준 이유가 국내 제약산업이 영세한 데다 신약 개발도 하고 글로벌 제약사랑 경쟁력을 갖추려면 약가를 높게 책정해 우리나라 제약기업을 육성하자는 취지였다"며 "그렇게 약 20년간 (제도를) 시행했는데 결과적으로 영세한 제약사들만 늘어나고 리베이트(환급금)가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약가를 조정하면서 거기서 절감된 비용이 신약과 R&D 등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제약산업계에서는 무조건적인 복제약 가격 인하는 산업계 육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업계가 아직은 글로벌 혁신 신약을 배출해내지 못하는 상황인데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원천은 복제약으로 인한 수익"이라며 "이를 토대로 R&D에 재투자하는 구조가 확립돼 있는데, 아직은 국내 제약사들이 영세한 규모이기 때문에 산업계가 일정 부분 규모의 경제를 이룰 때까지는 제네릭의 사후관리 부분은 산업 육성 측면에서 바라봐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퇴장방지의약품 등의 경우 채산성이 낮아 공급 중단 위기가 생기기도 하는 만큼 복제약 가격을 무조건 낮추기만 하면 안 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종혁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주로 신약을 판매하는 다국적 제약사랑 국내 제약사의 건강보험 의약품 사용비를 나눠보면 대략 반반 정도 된다"며 "복제약 가격을 인하해 신약 건강보험 적용 확대에 쓰면 국내 제약산업은 쪼그라들 수 있어 산업 육성 측면에서는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복제약 가격 인하 시 이로 인해 절감된 재원은 개량신약이나 신약 개발, 국내 원료 자급도 제고를 위해 국내 제약사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식의 정책이 필요하다"며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 확대를 위해서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주로 판매하는 신약의 특허가 만료됐을 때 해당 의약품 비용을 많이 줄이고 이 비용을 신약 등재에 쓰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2월 발표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년)'에 따라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제도 등 여러 방안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제도는 국내 약가를 주요 선진국의 약가와 비교해 조정함으로써 건강보험 재정 부담 완화를 도모하는 정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본지에 "복제약의 주기적인 약가 재평가 기준이 없어서 이를 만들려 한다"며 "동시에 신약의 혁신성은 인정하고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 부분은 우선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