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왜 돌아와야하는지....복귀 '근거'도 없는 복지부

전공의 왜 돌아와야하는지....복귀 '근거'도 없는 복지부

박정렬 기자
2025.08.05 14:02
날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날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전공의 미복귀가 진료량 감소, 초과 사망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구체적인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공의가 왜 돌아와야 하는지, 최소한 얼마나 복귀해야 하는지 명확한 '근거' 없이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전공의 단체의 '조건부 복귀' 주장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는 가운데 '선 복귀, 후 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5일 연도별 의료비 증감, 초과 사망 등 전공의 인력 공백에 따른 예상 데이터가 있느냐는 머니투데이의 질의에 "공개할만한 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달 25일부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대한의학회,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참여하는 수련협의체를 통해 전공의 복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전협은 지난 19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과 수련 연속성 보장'을 3대 대정부 요구안으로 의결한 바 있다. 상당수 전공의들은 수련협의체를 통해 요구안이 수용되는 정도를 보고 '조건부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공의들 요구안, 어떻게 달라졌나/그래픽=이지혜
전공의들 요구안, 어떻게 달라졌나/그래픽=이지혜

특히 대전협은 임신과 출신, 병역 의무 등으로 수련을 중단한 경우 다시 원래의 수련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법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전공의는 연차별 정원이 정해져 있어 복귀 시점에 자리가 없으면 원래 병원에 돌아오기 힘든데, 올해 사직으로 인해 '반강제 입영'한 전공의도 원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환자단체는 전공의의 '조건 없는 복귀'를 요청하고 있어 파열음이 일고 있다. 협상을 통해 사직 전공의가 일부나마 이득을 취하고 돌아올 경우 의료대란이 재발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 연합회 대표는 "복귀한 후에 전공의 수련 과정에 요구사항 있으면 정부나 국회와 논의해야 한다"며 "향후 '의료 정상화'의 전례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전공의 복귀에 대한 여론은 좋지 못하다. 지난달 17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복귀 특혜 부여 반대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후 1시 현재 동의 수 9만명을 넘었다. 1년 6개월간 '무(無)전공의' 운영에 적응한 병원 현장도 전공의를 무조건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알려진다. 전공의가 돌아와도 이전처럼 근로자로서 일손을 덜어줄 가능성이 작고, 지금까지 전공의 역할을 대체해 온 PA(진료 지원) 간호사와 업무상 충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직 의대 교수 A씨는 "법적 대항까지 하며 사직한 전공의가 '원대 복귀'를 요구하는 것도, 정부가 근거 없이 이를 추진하는 것도 비상식적"이라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반성 없는 복귀를 하는 것 자체가 특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생이 돌아오는 것도 수업 시수를 너무 줄여 함량 미달 의사가 배출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든다"며 "효과도 확실치 않은 전공의 복귀를 위해 벌써 두 차례나 부여한 특혜를 또 준다면 정부의 의료 개혁 의지마저 의심받게 될 것"이라 덧붙였다.

전공의 복귀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채로 협상을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복지부는 "전공의 본인들이 복귀를 원하는데, 걸림돌이 있어 조건을 내는 것"이라며 "환자단체의 우려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이를 감안한다는 의미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복귀 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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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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