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가 향후 5년간 수행할 국정과제에서 '의료개혁'을 삭제했다. 국방과 경찰·검찰과 같은 권력기관이 '개혁 대상'으로 지목됐지만 의료는 제외됐다. 의대생·전공의 복귀로 1년 반이나 이어진 의정갈등은 해소되는 분위기지만, 공공병원·지역의사제 등 향후 의료계와 충돌할 '뇌관'은 여전하다.
14일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전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을 공개하고 '국민의 삶을 돌보는 기본사회'라는 목표 아래 필수의료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 등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크게 △공공병원 혁신·확충 △필수의료 보상체계 개선 △지역별·과목별 의료 공급 격차 해소 △소아·응급의료체계 개편 △간병비, 당뇨, 희귀·난치질환, 정신질환 등 지원 확대 등이 포함됐다. 이전 정부가 추진한 '의료개혁'은 '국민 건강권 보장'과 '국민건강 증진'이란 용어로 대체돼 발표됐다.

그러나 이전 정부가 추진한 의료개혁의 큰 흐름은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료계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포괄 2차병원 등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계속되고, 이에 대응해 현재 행위별 수가를 탈피한 가치기반 지불제도도 이르면 내년 조정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의료계가 반발하는 공공병원 확충은 국정과제로 명시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약 사항에 울산은 울산의료원, 경북은 의대와 상급종합병원, 인천·전북·전남은 공공의대 설립 추진을 명시한 바 있다. 지역·필수의료 인력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의대 신입생 중 일부를 특정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게 하는 '지역의사제' 도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 단체는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지역의사제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공공의대는 의사 배출까지 최소 10년가량이 걸린다며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공공병원 역시 '신설해도 환자가 가지 않고 장비나 간호사 등 추가 인력 채용에도 부담이 크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국민 참여 의료혁신위원회'(가칭)를 출범해 공공·필수·지역 의료 강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필수 의료 패키지 재검토,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등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의협은 일단 정부와의 대화에는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논의 구조에서 빠질 이유는 없다.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위원회에 참여해) 의견을 낼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