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실력 입증한 K바이오의 힘

[광화문]실력 입증한 K바이오의 힘

김명룡 기자
2025.08.18 05:30

"월드컵은 경험을 쌓는 자리가 아니다. 증명하는 자리다." 축구선수 이영표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해설할 때 했던 발언은 성과를 반드시 내야만 하는 여러 분야에 적용된다.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기량을 겨루는 자리다. 이영표는 진정한 프로라면 쌓아온 것을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스스로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는 실패는 변명이 될 수밖에 없단 의미를 담고 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좋은 경험을 쌓은 것은 의미가 있다"는 식의 반응을 용납해선 안 된다는 것으로도 읽힌다.

이 이야기는 비단 축구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꿈을 꾸고, 꿈을 이뤄가는 기업들이 모인 바이오산업에서도 이 말은 잘 어울린다. 바이오기업들은 '신약 개발'이란 꿈을 이루기 위해 엄청난 인력과 자본을 투입한다. 불확실성이 크지만 꿈을 현실화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태동기를 2005년 몇몇 바이오기업들이 코스닥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상장했던 때로 본다. 이후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는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두 회사는 바이오에서 상업적 성과를 낸 기업들로 K바이오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최근엔 바이오벤처기업 중에서도 자신들의 실력을 입증하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엔 에이비엘바이오(189,500원 ▲1,500 +0.8%)씨어스테크놀로지(153,000원 ▲2,000 +1.32%)가 각각 신약 개발과 의료 AI(인공지능)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냈단 평가를 받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신약의 직접적인 상업적 판매보다는 혁신적인 기술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이 회사는 글로벌제약사로부터 대규모 계약금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추가 기술이전뿐 아니라 로열티를 통한 영속적인 현금 창출에 도전하고 있다. 이는 바이오기업의 초기 상업화 모델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에이비엘바이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00억원을 돌파했다. 이 자금은 연구개발(R&D) 투자에 필요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해 줄 것이다. 상업적 성과가 R&D에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 만큼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도 높다.

씨어스테크놀로지가 국내 의료 AI 기업 중 최초로 2025년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비결은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과 보험 수가와 연계된 제품 판매에 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국내에서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바이오산업을 '꿈'만 꾸는 산업이 아닌 현실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공 이후에 다양한 형태의 성과 나오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러한 성공 사례들은 전체 산업에 대한 신뢰를 높여 바이오투자의 투기적 성격을 희석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막연한 기대감이 현실적인 성과로 연결될 때 생기는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다.

다만 차근차근 자신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기업이 극소수라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대부분의 바이오기업은 여전히 상업적 성과와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인다.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는 현실보단 꿈과 미래에 맞춰져 있다지만 실력을 증명하진 않고 '경험'만 쌓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경험'이라는 단어는 실패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없다. 지금까지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을 언젠가는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기는 다가오고 있고, 그에 대한 책임도 무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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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룡 기자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卽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卽殆). 바이오산업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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