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기술만으로는 생존 어렵다"…中 바이오 추격에 신규 플랫폼 혁신 승부수
ADC 넘어 신규 모달리티로 확장·임상 개발 본격화…고부가가치 기술이전 추진

"중국발 쓰나미가 오면서 우리가 갖고 있던 기존의 기술만으로는 5년, 10년 후에 살아남기 어렵겠다는 위기 의식이 굉장히 커졌습니다. 이러한 절박한 심정을 갖고 'LCB 2.0' 비전을 준비했고, 국민성장펀드 5000억원을 포함해 1조원의 자금으로 그동안 대한민국 바이오가 걸어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해보려고 합니다."
박세진 리가켐바이오(120,400원 ▼15,800 -11.6%) 대표는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리가켐바이오 글로벌 R&D 데이 2026'에서 이같이 밝혔다. 리가켐바이오는 최근 국민성장펀드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직접 투자를 유치하며,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의 후기 임상개발까지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재무적 토대를 갖추게 됐다. 임상 개발을 확대하지만 기존에 해오던 기술이전 사업 모델도 그대로 유지한다.
리가켐바이오는 '콘쥬올', '프로PBD'(proPBD) 등 기존 ADC 플랫폼 기술뿐 아니라 신규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수의 임상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후기 임상을 수행한 뒤 고부가가치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 △지속적인 플랫폼 혁신을 통한 ADC 경쟁 우위 확보 △ADC·종양학 분야를 넘어선 확장 △AI(인공지능)와 중개연구(TR) 기반의 치료제 개발 등이 제시됐다.
이러한 전략을 반영해 지난 1월 합류한 한진환 리가켐바이오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ADC연구소·신약연구소·TR연구소가 운영되고 있다. ADC연구소는 고부가가치 임상 단계 ADC 개발에, 신약연구소는 차세대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한다. TR연구소는 임상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해 효율성을 높인다. 신약개발의 시작과 끝을 환자에서 찾아 성공 가능성이 높은 전략을 세우겠단 것이다.

리가켐바이오는 후보물질 개발 가속화를 통해 연간 4~5개의 임상시험승인(IND) 신청 단계 약물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5년 내 20개 이상의 ADC 후보물질이 임상 단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 CTO는 "2027년부터 초기 임상에 들어가는 종양학 ADC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종양학 외의 신약도 차근차근 협업하고 준비하고, 2031년 이후엔 비-ADC(Non-ADC) 약물을 포함한 여러 파이프라인이 후기 임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의 확충 자체도 중요하지만, LCB 2.0의 핵심은 차별화에 있다. 올해 신규로 임상에 진입하는 BCMA 표적 ADC 'LCB43'은 '콘쥬올' 플랫폼을 통해 이미 시판 중인 경쟁약물 '블렌렙'의 심각한 안구 독성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 차별화되는 '바이오 베스트' 파이프라인이다. 이중항체 ADC, 이중 페이로드 등 중국이 임상 개발에 앞서가고 있는 차세대 ADC 영역에서도 리가켐바이오는 강점을 지닌 링커 기술을 활용해 낮은 약물-항체 비율(Low-DAR)이란 차별화 전략을 구축했다.
단백질분해제-항체접합체(DAC), 항체-올리고접합체(AOC), 나노입자 등 새로운 모달리티 개발 과정에서 내부 역량을 보완해줄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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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 리가켐바이오 회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반드시 초격차를 만들어내겠다는 생각"이라며 "새로운 플랫폼은 비단 ADC 내에서의 초격차 정도가 아니라 아예 판을 바꿔버리는 정도의 획기적인 혁신으로,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선 계속 도망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채제욱 리가켐바이오 수석부사장은 "리가켐바이오는 이미 임상적으로 검증된 플랫폼을 갖고 어떤 타깃이나 암종에선 임상만 빨리 들어가면 충분히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완전한 혁신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 혹은 현재 나와 있는 이중항체 ADC, 이중 페이로드 물질과의 격차를 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바이오의 허리가 두꺼워지고 수준이 높아지려면 라이센싱 딜(거래)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단 중요한 임상 데이터에 더 뜨거운 반응이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