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술실 CCTV 설치했지만, 4%만 '실제 촬영'…나머지는 무용지물

단독 수술실 CCTV 설치했지만, 4%만 '실제 촬영'…나머지는 무용지물

박미주 기자
2025.10.20 15:47

수술실 CCTV 설치 의무 의료기관 전국 2682개
전체 환자 의식 없는 수술 310만건 중 4%인 12만건만 촬영돼
환자가 수술실 촬영 요청해야 가능…"환자에 제도 적극 알리고, 신청주의→'거부주의'로 바꿔야"

수술실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설치 및 촬영 현황/그래픽=김지영
수술실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설치 및 촬영 현황/그래픽=김지영

2023년 의료기관 수술실 내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실제 촬영된 수술 건수는 전체의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촬영을 환자가 의료기관에 직접 신청해야 하는데 절차가 복잡해서 신청률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의료기관이 사전에 환자에게 수술실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도록 해야 하고 더 나아가 신청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촬영이 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머니투데이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보건복지부의 '수술실 폐쇄회로 텔레비전 설치 현황 조사' 자료를 보면 올해 8월31일 기준 '의료법'에 따라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할 의무가 있는 전국 내 의료기관은 2682개다.

이 중 CCTV를 설치한 곳은 대상 전체의 99.8%인 2677개다. 설치하지 않은 의료기관은 5개로 이들은 CCTV를 설치할 예정이거나 전신마취 수술 미시행으로 시설 변경을 신고할 예정이라는 등의 이유로 CCTV를 설치하지 않았다. 의료법에 따르면 전신마취 등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할 의무가 있다.

수술실 내 CCTV 설치가 의무화된 2023년 9월23일부터 올해 8월31일까지 기준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 전체 의료기관 중 1개(자료 미제출)를 제외한 2681개 기관에서 실제 촬영된 수술 건수는 12만3373건이다. 이는 해당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한 전체 수술 건수 310만413건 대비 약 4%에 불과한 수준이다.

수술실 촬영 건수가 저조한 이유는 환자나 보호자의 촬영 신청이 많지 않아서다. 환자가 촬영을 요청한 건수는 전체의 4%인 12만3762건이다. 촬영을 요청했지만 촬영되지 않은 수술은 389건이다. 이는 촬영 요청 취소, 전신 마취에서 부분 마취로 변경 등에 따른 것이다.

의료법은 환자의 의식이 없는 수술의 경우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 촬영을 위해서는 환자나 보호자가 의료기관장이나 의료인에게 미리 '수술 장면 촬영 요청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환자나 보호자가 수술실 촬영을 요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알더라도 의료인과 신뢰 등에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선뜻 촬영을 요청하기 어려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진숙 의원은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법이 시행된 지 만 2년이 지났지만 실제 이용 건수가 적다"며 "환자인 국민의 알 권리 확보 차원에서 제도의 적극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대리 수술 등으로 문제가 돼 관련 법을 도입할 때 전체 수술 건수 대비 20~30% 정도의 수술이 촬영될 것으로 판단했는데 실제로 촬영된 비율이 4%면 너무 낮은 것"이라며 "'신청주의'가 문제다. 수술실 내 CCTV 촬영은 기본적으로 하도록 하고 환자가 거부할 경우 촬영하지 않는 식의 '거부주의'로 바꾸는 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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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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