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전문의 시험 '또 특혜'…"수련 질 담보 못해" 선배들도 한숨

전공의, 전문의 시험 '또 특혜'…"수련 질 담보 못해" 선배들도 한숨

홍효진 기자
2025.10.29 15:55

9월 복귀자, 내년 2월 전문의 시험 응시 가능해져
형평성 논란 등 "또 특혜" 비판도

의정갈등으로 촉발된 의료공백 사태에서 발령한 보건의료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지난 20일부로 해제되는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정갈등으로 촉발된 의료공백 사태에서 발령한 보건의료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지난 20일부로 해제되는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직 전공의 대부분이 복귀한 지 두 달째로 접어들며 정부가 의료대란 사태 종료를 공식화했지만, 재차 불붙은 특혜 논란으로 의료계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오는 등 혼란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9월 복귀자 대상의 연초 전문의 시험 응시가 허용되며 또다시 "의사에게만 특혜가 적용됐다"는 비판 여론이 불가피한 탓이다.

29일 정부·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날 지난 9월 의료현장에 복귀한 전공의에 대해 내년 2월 전문의 시험 및 레지던트 모집에 미리 응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복귀 전공의들이 수련을 마치는 시점은 내년 8월인데 그 이전인 2월 전문의 시험 등을 우선 치른 뒤 6개월간 남은 수련을 이어가도록 하고, 8월 인턴 수료 예정자 역시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에 미리 응시하고 남은 수련을 소속 병원에서 마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의사 국가시험도 늦게 복귀한 의과대학생을 위해 추가 실시한다.

당초 전문의 시험은 1년에 한 번 시행되며, 인턴 1년·레지던트 3~4년 수료 시 시험 응시 자격이 부여된다. 수련을 받지 못한 기간이 3개월을 넘기면 수련 기간 부족으로 연초 전문의 시험 응시가 불가하다. 이에 따라 원칙상 지난 9월 복귀자의 경우 1년6개월가량의 수련 공백으로 내년 2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지만 이번 정부 방침에 따라 조건부 응시가 가능해진 셈이다.

정부는 전문의 배출 지연 등을 이유로 이 같은 대안이 필요했단 입장이지만 특혜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5월에도 수련특례가 적용된 추가모집 허용과 인턴 단축 수련을 적용해 특혜를 줬단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의료대란 사태 주요 타임라인.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의료대란 사태 주요 타임라인.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의료계 내부에서도 연이은 특혜 논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난주 대한의학회·전문학회 회의에서도 이번 안을 두고 찬반 의견이 반반씩 나와 회장 권한의 캐스팅보트(결정권)로 결정됐다"며 "전반적 수련 체계를 돌아봐도 수련을 마친 뒤 (전문의) 시험을 치도록 하는 게 맞단 목소리도 높았다"고 말했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前 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는 본지 통화에서 "내부에선 현재 상황상 궁여지책으로 (전문의 시험 조기 응시 대안이) 필요하단 입장과 수련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단 입장이 갈린다"며 "내과의 경우 기복귀자는 3년(전체 수련기간)을 마치고 시험을 보지만 9월 복귀자는 2년 반 만에 시험을 보게 되는 건데, 동일선상에 놓고 경쟁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충분한 역량이 필요하단 국민 여론에 공감하며 전공의 수련과정을 성실히 이수하겠다"면서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도록 모든 전공의들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공의노조 출범식에 전공의들의 요구안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지난 9월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공의노조 출범식에 전공의들의 요구안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이 가운데 전공의 내부에선 최근 임금 소송에서 원고인 전공의의 손을 들어준 판례가 전해지며 집단 소송 우려도 제기되는 등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앞서 지난달 대법원은 2014~2017년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한 응급의학과 전공의 3명이 "연장·야간근로 관련 근로기준법상 추가 수당을 받지 못했다"며 병원 운영단체인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상대로 '주 40시간을 초과한 부분의 수당을 청구'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수도권 한 병원 소속 전공의는 "전공의 입장에선 의미 있는 판결이 나온 만큼 주변에서 관심은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노조 등에 소송 문의를 하거나 관련 내용을 다루는 단체 대화방도 꾸려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이하 전공의 노조)은 오는 30일 내부 설명회를 열어 해당 판결의 쟁점 등을 안내하겠단 입장이다.

다만 집단 소송이 현실화할 경우 전공의와 병원 간 갈등은 물론, 강경 투쟁 의지를 재확인한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선배 의사 단체와 정부 간 대립 구도도 장기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 복귀 후 내외부 갈등이 또 다른 양상으로 번지면서 이전보다 더 복잡한 갈등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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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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