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외 판매 허용 의약품 수는 미국이 30만종 이상, 영국 약 1500종, 일본 1000여종…한국은 사실상 11개 품목
"연내 품목 확대 위한 실질적인 논의 시작해야"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 향상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안전상비약 심의위원회를 열고 약국 외 편의점 등에서 판매할 수 있는 안전상비약을 법정 한도인 20개 품목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시민단체 주장이 나왔다.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는 6일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법으로 허용한 20개까지 안전상비약을 허용했지만 실제로는 13개에 머물러 있으며, 생산이 중단된 제품을 제외하면 사실상 11개만 남아 있는 형편이다.
시민네트워크는 "전국의 수많은 부모들은 지난 추석 명절에도 밤사이 열이 나는 아이를 위해 약국을 찾아 헤맸지만, 필요한 약을 구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며 "안전상비의약품 제도는 도입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단 한 차례의 품목 교체나 확대도 없이 제자리걸음을 이어오고 있어 국민이 야간 등 비상시에 필요한 약조차 살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약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즉시 안전상비의약품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연내에 실질적인 품목 확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듯 국내 생산이 중단된 품목은 조속히 대체하고, 국민 수요를 반영한 합리적 절차를 통해 법정 한도인 20개 품목까지 확대할 실행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그 과정은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안전상비약 제도는 도입된 지 10년이 넘은 만큼, 환경 여건을 반영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과 실행 계획은 제시되지 않았다"며 "복지부는 2023년 국정감사에서는 '품목 조정을 위한 자문위원회를 구성 중'이라고 답변했음에도 의정갈등을 핑계로 흐지부지 해를 넘겼으며, 2024년 국정감사에서는 '의정갈등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에 품목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해마다 이유만 바뀔 뿐, 결과는 여전히 '무(無)진전'"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제는 국민의 약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안전상비약 심의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고, 필요한 품목을 확대하는 등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또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국민 10명 중 9명(94.7%)이 생산 중단 품목 교체를 포함한 품목 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며 "이는 단순한 여론이 아니라 현장에서 체감되는 절실한 생활 요구이며, 국민들의 이러한 요구는 정부가 시급히 대응해야 할 정책 과제임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어 "해외 주요국의 약국 외 판매 허용 의약품 수는 미국이 30만종 이상, 영국 약 1500종, 일본 1000여종에 이른다. 이들 국가는 정부가 나서 의약품 오남용을 철저히 관리하면서도 24시간 접근성을 보장해 안전과 편의의 균형을 실현하고 있다"면서 안전상비약 허용 품목 수를 13개로 대폭 제한해놓은 한국의 제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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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단체에서 안전을 이유로 안전상비약 판매 확대를 반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대한약사회는 안전성을 이유로 신중한 접근을 주장하지만, 안전상비의약품은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와 심의위원회의 검증을 거친 품목으로,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안전성이 확보된 약"이라며 "만약 보관이나 유통 과정에서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면 이는 또한 약사회에서 판매자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충분히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민네트워크는 "이제는 안전과 접근성을 대립적으로 보지 않고, 국민의 편익과 현장 수요를 함께 고려한 균형 잡힌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복지부는 밀실 협의가 아닌 국민 수요 중심의 합리적 절차를 통해 제도를 재정비하고, 약사법에 근거해 품목을 20개까지 확대하는 실행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국내 생산이 중단된 해열제 품목을 최우선으로 지정하고, 국민 인지도와 효과가 검증된 필수 의약품의 접근성을 우선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며 "국민의 약 접근권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기본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