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사제법, 국회 본회의 통과 전망
'지역필수의사제' 시범사업, 정원 84% 채워
정부, 참여지역 내년 2곳 더 추가…사업 확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지역의사제' 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의료계에선 정주 여건 구축과 명확한 유인책 없이는 지역의사제의 성공이 불확실하단 입장을 고수하면서, 향후 수요가 어느 정도에 달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국회·의료계에 따르면 지역 간 의료서비스 불균형 해소를 위해 추진된 지역의사제 법안이 이번 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역의사제는 앞서 의료계의 도입 반대 등 진통을 거쳐 앞서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바 있다.
지역의사제가 도입되면 의과대학 신입생 중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 선발전형'으로 뽑은 뒤 졸업 후 10년간 지역 내 의료기관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복무형'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지역의료 종사 계약을 맺는 '계약형'으로 나눠 운영된다. 복무 기간 불이행이 있을 경우 시정명령을 거쳐 1년 이내 면허정지 처분을 하고, 면허정지 3회 이상이면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법안에 담겼다. 지역의사 선발전형은 이르면 2027년 의대 신입생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의사들 사이에선 제도의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지역의료 위기의 본질은 의사 수 부족이 아님에도 단순히 인력 공급에 초점을 맞춘 제도 설계는 현실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단 지적이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외과 교수)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의협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선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의료진이 근무할 정주 여건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며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지역 의사가 아닌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전문의"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지역에 의료인력을 남길 명확한 유인책이 부족하단 점을 지적한다. 김충기 의협 정책이사(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필요 인력 확충을 위해선 충분히 강화된 유인책이 필요한데 현 법안엔 이에 대해 뚜렷하게 나온 내용이 없다"며 "의대생 중에선 의사 면허 자체에 대한 메리트 때문에 지역의사전형에 응시하는 이들이 생길 수 있고, 이 경우 제도 목적에 부합하는 지역의사 양성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지역보건의료 체계 개선을 위해선 단순히 의사 양성을 넘어 보건의료의 '지방분권화'가 핵심이란 의견도 있다. 윤태호 부산대 의대 교수(부산시 건강도시사업지원단장)는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를 통해 "지역 인구감소시대의 보건의료인력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선 관리와 재정의 통합에 기반한 보건의료의 지방분권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보건의료가 필요한 인구는 노인인구 급증에 따라 최소 2050년까지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 보건의료 인력계획도 이러한 인구구조 변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이는 지방분권화에 기반한 지역 보건의료체계 구축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역의사제와 유사한 방향으로 시행되고 있는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의 경우 모집 정원(전문의) 96명 중 81명(84%)을 채우면서 초기 우려 대비 제도화 안착에 성과를 내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이는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약 5년간 장기 근무를 계약한 5년 차 이내 필수의료 전문의에게 정부가 월 400만원의 수당을 추가 지급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주거 및 자녀 교육 등 정주 여건을 지원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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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는 강원, 경남, 전남, 제주의 4개 지역에서 시행 중이다. 모집 현황에 따르면 강원은 24명으로 정원 100%를 채웠고 경남 22명, 전남 19명, 제주 16명 순으로 집계됐다. 과목별로는 내과가 3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응급의학과 14명, 외과 9명, 소아청소년과 6명, 신경외과 6명, 심장혈관흉부외과 4명, 신경과 3명, 산부인과 2명 등이었다. 정부는 내년 지역필수의사제 시범사업 참여 지역을 추가로 2곳 더 선정하는 등 사업을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