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 치료 시작은 '보습'…WHO가 인정한 '황금레시피' 나왔다

아토피피부염 치료 시작은 '보습'…WHO가 인정한 '황금레시피' 나왔다

정심교 기자
2025.12.11 16:51

佛 보습제 '덱세릴MD크림' 배합비, 필수의약품 목록 등재

아토피피부염 병변 중 딱딱한 병변은 치료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나정임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가 6세 여아 환자의 등에 난 아토피피부염 난치성 병변에 덱세릴MD크림을 처방해 2주만에 개선된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정심교 기자
아토피피부염 병변 중 딱딱한 병변은 치료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나정임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가 6세 여아 환자의 등에 난 아토피피부염 난치성 병변에 덱세릴MD크림을 처방해 2주만에 개선된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정심교 기자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기본은 '보습'이다. 하지만 시판되는 보습제마다 성분과 배합 비율이 제각각이라, 제품에 따라 피부에 자극을 주거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등 막상 환자에게 필요한 보습 효과가 들쑥날쑥이라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그런데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보습제의 '황금레시피'를 사상 처음으로 '필수의약품'에 올리면서 전 세계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새로운 기준점이 제시돼 주목된다.

11일 프랑스 제약사 피에르파브르가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김현정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는 "WHO에서 이번에 보습제의 '황금레시피'를 필수의약품 목록에 포함한 건, 보습을 통한 피부 장벽 관리가 아토피피부염 등 만성 피부질환의 전반적인 관리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국제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9월9일 WHO는 보습제를 단순 화장품이 아닌,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위한 필수의약품 목록에 사상 최초로 공식 등재했다. WHO가 발표한 '2025년 개정 제24차 필수의약품 목록'에 따르면 글리세롤을 15~20%, 요소(Urea, 우레아)를 5% 함유한 보습제에 대해 '전 연령이 사용할 수 있고 안전성이 높은 생리적 물질'로 평가했다.

WHO가 이번에 황금레시피를 등재한 근거로 활용한 제품은 피에르파브르의 보습제인 '덱세릴MD크림'이다. '덱세릴MD크림'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30여년 전부터 시판됐으며, 국내에선 2022년 의료기기 일종인 창상피복재로 등록돼 '바르는 의료기기'로 불려왔다.

이날 공개된 슬라이스 일부. WHO가 발표한 '2025년 개정 제24차 필수의약품 목록'에 따르면 글리세롤을 15~20%, 요소(Urea, 우레아)를 5% 함유한 보습제에 대해 '전 연령이 사용할 수 있고 안전성이 높은 생리적 물질'로 평가했다./사진=정심교 기자
이날 공개된 슬라이스 일부. WHO가 발표한 '2025년 개정 제24차 필수의약품 목록'에 따르면 글리세롤을 15~20%, 요소(Urea, 우레아)를 5% 함유한 보습제에 대해 '전 연령이 사용할 수 있고 안전성이 높은 생리적 물질'로 평가했다./사진=정심교 기자
덱세릴MD크림은 일반 화장품 보습제와 비교해도 가성비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정심교 기자
덱세릴MD크림은 일반 화장품 보습제와 비교해도 가성비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정심교 기자

김현정 교수는 "그간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보습이 치료의 기본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지만 시판되는 보습제의 성분과 배합 비율이 제각각이어서, 정작 어떤 '레시피'가 가장 좋은지는 기준치가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WHO의 필수의약품 목록에 '황금레시피'의 보습제가 등재된 건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일 획기적 사건"이라고 언급했다.

아토피피부염을 일으키는 두 축은 '면역 이상'과 '피부장벽 손상'이다. 나정임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벌레·기생충에 대한 면역반응이 남들보다 높은 '2형 면역 이상' 반응을 보이는데, 벌레·기생충이 없어도 피부가 '이들(벌레·기생충)에 의해 피부장벽이 뚫렸다'고 판단하면서 피부 면역이 과잉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피부에 염증이 생기고, 피부장벽이 손상당하며, 이는 다시 피부염을 일으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피부에서 생긴 염증 물질이 호흡기까지 망가뜨려 호흡기 알레르기와 비염·천식 등으로 진행할 수 있다.

피부의 면역 이상을 빠르게 낫게 하는 대표 약제가 스테로이드제다. 문제는 스테로이드제가 피부장벽의 완전한 회복을 방해한다는 것. 나정임 교수는 "피부장벽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면 2형 면역 이상 반응을 일으켜 이런 악순환이 시작된다"며 "다행히 WHO가 인정한 황금레시피의 보습제를 사용하면 두 축(면역 이상, 피부장벽 손상)을 개선하고 정상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5개국에서 2~6세의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 3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 따르면 12주간(3개월) 보습제를 사용하지 않은 그룹의 아토피피부염 재발률은 67.6%에 달했지만, 덱세릴MD크림 사용군의 아토피피부염 재발률은 35.1%에 그쳤다.

또 중증·중등도의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 54명을 대상으로 양팔의 병변에 스테로이드제만 발랐을 때(단독그룹), 스테로이드제와 덱세릴MD크림을 함께 발랐을 때(병용그룹)를 비교했더니 단독그룹은 3일 후 아토피피부염 중증도가 14.4% 줄었지만, 병용그룹은 24.5%나 완화했다. 이후 스테로이드를 더 이상 바르지 않은 채 병용그룹만 덱세릴MD크림을 계속 발랐더니 45명 중 1명만 재발했는데,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그룹은 6명이 재발했다.

(왼쪽부터) 김융규 피에브파브르 코리아 본부장, 나정임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정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 /사진=피에르파브르 코리아
(왼쪽부터) 김융규 피에브파브르 코리아 본부장, 나정임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정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 /사진=피에르파브르 코리아

나정임 교수는 "보습제엔 기름과 물을 섞이게 하는 유화제를 함유하는데, 이 유화제가 피부장벽을 망가뜨리기도 한다"며 "보습제의 성분과 배합 비율에 따라 아토피피부염 재발률, 피부장벽 기능 개선 효과, 자연보습인자 증감 효과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토피피부염은 병변이 나타나자마자 즉시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데, 염증만 가라앉힐 게 아니라 피부장벽까지 완전히 회복시키는 게 관건"이라며 "효과적인 보습제를 사용해 피부장벽까지 회복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덱세릴MD크림은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로 등록돼있다. 피에르파브르 코리아 김융규 본부장은 "WHO에서 등재 근거로 사용한 황금레시피는 덱세릴MD크림이 유일하며, 제조 특허가 있어 동일한 조성의 다른 제품은 없다"면서 "의사의 처방 후 실손보험을 적용받으면 60~100%를 환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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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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