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중 2명 전역…단 둘이서 응급실 지켜야" 지방 공보의의 호소

"4명 중 2명 전역…단 둘이서 응급실 지켜야" 지방 공보의의 호소

홍효진 기자
2026.02.03 17:15

피부과 등 비필수과 응급실 배치…"응급환자 대응 부담"
경북에선 의과 진료 폐지한 보건지소도
"4명 중 3년 내년 전역…업무부담 가중"
박재일 대공협 회장 "공보의 수급 심각…현실적 대안 찾아야"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집단 사직했던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 복귀한 지난해 9월1일 대구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집단 사직했던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 복귀한 지난해 9월1일 대구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공중보건의사(공보의) 부족에 지역 의료 현장에선 업무 과다와 피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보의 수가 줄면서 필수의료와 무관한 전공 인원을 응급실에 배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의료 취약지 내 응급 환자 대응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3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가 지난달 기준 보건복지부 및 시도청 자료 등을 통해 분석한 '공보의 전역 집중 지방자치단체' 통계에 따르면 해당 지역 전체 공보의 415명 중 68.7%(285명)가 3년 차로 대부분 전역을 앞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도 충남 청양군과 경남 고성군의 경우 각각 의과 공보의 12명과 9명 전원이 올해 전역한다.

공보의 복무 현장에서도 수급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전북의 한 보건의료원 응급실에서 복무 중인 공보의 A씨의 경우 그를 포함해 4명의 의과 공보의가 번갈아 가며 24~48시간 당직을 선다. 이마저도 전역을 앞둔 인원이 절반이라 내년부터는 2명이 응급실을 맡아야 한다.

특히 A씨는 응급실에 필수의료 전공이 아닌 이들이 공보의로 배치되면서 응급환자 대응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A씨 역시 필수과와는 거리가 멀다. 과거엔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및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를 전공한 이들이 응급실에 주로 배치됐으나, 공보의 수가 급감한 최근엔 비필수의료 과목을 전공한 공보의가 응급실에 배치되고 있다.

A씨는 본지 통화에서 "저를 포함해 함께 응급실에 있는 공보의들이 피부과 등 비필수의료 과목을 전공했다"며 "레지던트 수련 중 응급실을 직접 경험한 적이 없다 보니 응급환자 경험도 적고 실제 (지역)환자 발생 시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집계한 1월 기준 공보의 전역 집중 지자체 목록.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집계한 1월 기준 공보의 전역 집중 지자체 목록.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경북의 한 보건지소에서 복무 중인 공보의 B씨가 속한 지자체도 공보의 수급난을 겪고 있다. 두 곳의 보건지소에서 주민들을 진료 중인 B씨는 "현재 복무 중인 군에선 저를 포함해 4명의 의과 공보의 중 3명이 내년 4월 전역 예정"이라며 "일부 보건지소에선 의과 진료를 폐지한 곳도 있다. 길게는 수십킬로미터(㎞)씩 떨어진 보건지소까지 오가는 공보의들도 있어 체력적으로도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병무청에 필요하다고 밝힌 올해 신규 공보의 정원은 200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공보의 단체에선 해당 인원의 전원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2024년 공중보건의사 선발 공고문에서도 의과 선발인원이 642명으로 안내됐지만 최종 의과 공보의 편입 인원은 249명이었다.

박재일 대공협 차기 회장은 "현 정부가 비중있게 다루는 통합돌봄사업은 지역의료 현장에 있는 공보의의 손길이 많이 닿을 수밖에 없다"며 "지역의료의 인력 수요는 늘고 있는데 올해는 공보의 필요 인원마저 200명으로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현실적으로 입영 대상자가 줄어 필요 인원을 감축했단 입장을 대공협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공보의 정원)200명의 절반 확보도 어려워진다면 당장 (전역자가 발생하는)오는 4월부터는 지역 의료 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있을 것"이라며 "현실적인 복무기간 단축과 효율적 공보의 인력 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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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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